필자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마니아다. 파주 갈곡리와 양주 비암리 경계지점에 야산으로 둘러싸인 곳이 있다. 이곳은 자연조건이 탁월하고 경치도 수려하다. 싱글길을 따르는 라이딩은 매력적이다. 지난 여름 장마가 지난 후 비암리에서 라이딩을 했다. 자전거는 장애물을 피해 가장자리를 이용, 힘차게 언덕을 올라 가다 심한 장애물을 만나면 끌거나 메고 올라가야 한다. 높은 경사도 보다는 비로 인해 약해진 땅바닥에서 슬릭이 심하게 일어났고 굵은 돌이 많아 업힐은 상당한 난이도를 보였다. 임도를 벗어나 전격적인 싱글길로 접어들면 가파른 경사도가 있어 자전거 페달링하기에 벅차다. 설상가상으로 오토바이 바퀴자국에 파인 도랑같은 길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정상에 가까운 곳에서 노인 세 분을 만났다. 영지버섯을 채취하러 다니시는 분들이었다. 망태기에는 제법 몇 송이가 보이는데 빨간 색깔의 모습이 무당개구리 배 색깔과 흡사했다. 한 노인이 “진시왕이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져갔다는 불로초가 바로 영지버섯으로 죽어서 참나무가 되고싶다”며 참나무 예찬론을 펼쳤다. 참나무는 자라서는 산을 푸르게 만들어 숲을 제공하고 인간에게 산소를 공급해주기도 한다. 잎과 껍질 등은 약재로 사용하고 껍질에서 나오는 액체는 곤충들에게 먹이를 제공해준다. 참나무는 장작으로 땔감을 제공하고 화력이 좋아 재가 남지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태울 때 추출되는 목초액은 피부병에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고 몸을 태워서는 숯으로 변해 또 다시 인간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썩어서는 영지버섯과 표고 버섯을 제공한는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어르신의 말씀을 뒤로하고 싱글 라이딩은 계속됐다. 능선길은 어느새 경사가 없어지고 거의 평지수준으로 이어지며 제법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여기저기 오프로드 오토바이 바퀴흔적이 많이 있고 싱글길이 많이 훼손된 것으로 미뤄 조만간 여기 싱글도 무사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임도를 달리기에 부족해 싱글까지 달리는 오프로드 오토바이 형태가 밉기만 하다. 숲속에서 엔진 굉음은 살아 있는 생명체에게 상당한 영향을 줘 동식물들의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도중 만난 노인의 말씀을 되새긴다. “죽어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참나무가 되리라.”
/이경복 파주시생활체육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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