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공무원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일이다. 새벽 6시면 확성기를 통해 ‘새마을노래’가 온 마을로 퍼져 나갔다. 이때는 대부분 가정에서 연탄을 연료로 사용했다. 그나마도 수요는 많고 공급은 뒤따르지 못해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생필품들도 마찬가지였다. 너나없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이런 때 햇병아리로 발령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날 선배가 큰 인심 쓰듯 연탄판매 허가서를 전달하라면서 하는 말이 이상했다. “연탄을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이때 대접을 잘 받고 와야 공무원 자질이 있다”고 몇번이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웃돈을 줘도 사기 힘들만큼 공급이 부족할 때 발급되는 연탄판매 허가서는 꽤나 가치가 부여된 허가장이었다. 기가 막히게 뒷거래까지 이뤄지고 있었다.
군사정권 하에서 근대화를 위한 새마을운동이 관주도형으로 시작됐으니 국가정책상 가장 우선 순위이며 모든 법에 우선해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이 발생되기도 했다. 같은 지도자 밑에서 한쪽에선 새마을운동으로 보기 흉한 무허가집을 보수·정비하느라 바쁘게 돌아다녔고 한쪽에선 이것이 건축법에 저촉된다며 부서간에도 시비가 잦았다. 당시 공직사회는 무조건 상명하달식, 수직일변도, 앞만 보고 가는 실적만능주의 등이 지배했었다.
오늘날에도 이런 일이 없다고 장담하진 못하지만 공직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오늘날 공직자들은 유비쿼터스라는 다차원적 민원을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친절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지식산업시대’라는 말과 함께 ‘인재 전쟁시대’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대학은 물론 모든 기업과 관공서 등도 인재 양성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기업은 후한시대에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3번이나 찾아갔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인재 확보에 열심이라고 한다.
장안구도 친절공무원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멘토링(후견인제)을 실시하고 있다. 멘토(Mento)의 기원은 BC 1200년 그리스신화 이타이카왕국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겼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다는데서 유래됐다.
장안구에도 매년 새내기 공직자들이 30~40명 정도 발령받아 배치되고 있는데 신속한 업무 능력 향상, 공직환경 적응, 공직 마인드 확립을 위한 멘토링제를 시행하고 있다. 새내기 공직자들에 대한 멘토는 공직자의 모범이 되고 경험이 풍부하며 전문지식을 갖춘 상급자가 맡는다. 멘토/멘티는 서로 바른 마음으로 멘토링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게 된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얼마나 크고 작은 마음의 그릇이 준비됐느냐도 중요하다.
그리하여 멘토의 기원처럼 인성교육으로부터 시작해 잠재력을 개발하고 조직문화와 가치관이 정립된다면 시민들을 위한 고품질 서비스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믿는다.
/임병석 수원시 장안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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