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명분으로 생태계 파괴

강경하 인천경실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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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는 풍부한 수산·생태·경관자원이 골고루 분포된 곳으로 문화재청이 지난 2000년 7월 세계적 희귀종인 저어새와 저어새의 번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해 놓은 곳이며, 세계5대 갯벌의 하나인 강화 남단 갯벌이 있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는 이곳을 포함한 인근 섬 4곳을 이어 인천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며 길이 7,795m 규모인 방조제 4곳을 건설, 발전규모 812㎿, 총사업비 1조7천억원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바닷물의 조수 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조력발전은 청정에너지, 혹은 무한한 에너지원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많다면 그것은 생산원리에 반하는 건 아닐까?

강화에 조력발전소 방조제가 설치되면 이로 인해 조석간만 차이가 더욱 심해져 생태계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인위적인 해류 변화에 의해 토사·부유·유기물 등이 퇴적되며 수질 악화, 회류성 어류의 물길 차단으로 산란장 파괴,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강화 남단 갯벌과 세계적인 희귀조인 저어새의 서식처가 파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바다와 갯벌에 의지해 평생을 살아가던 수많은 어민들도 생활터전을 잃는다면 그들의 생존권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가?

“무공해 청정해양에너지인 조력발전으로 에너지원 확보와 지구환경보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안상수 시장은 환경이란 명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재생 가능한 대체에너지로 태양전지, 태양열, 풍력 등보다 조력을 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많은 공사비용으로 발전 효율이 낮고 환경 파괴를 동반한다는 측면에서 선진국의 경우 조력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며 또 하나의 거대 개발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는 것 보다 친환경에너지정책 생산을 위한 세계적 흐름을 주시해야 하며 조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조력발전소 건설은 생태계, 해양자원 이용, 남북관계, 기업과의 관계 등 환경적 사안들을 넘어 다양한 이해 관계를 내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지역사회연대가 필요할 때이다.

/강경하 인천경실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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