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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 조상은 1만년전 중동 들고양이>

(워싱턴 AFP=연합뉴스) 1만년전 중동의 비옥한 농경지대에 정착한 농부들과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면서 이들의 곡식창고를 습격한 쥐를 잡아먹던 들고양이가 오늘날 집고양이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독일 등 5개국 과학자들은 DNA검사를 통해 집고양이 조상이 지금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에 걸친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서식하던 근동(近東) 들고양이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착 농민들이 세운 곡식창고에 쥐가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들고양이도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 고양이과(科)는 다른 고양이과보다 사람과 친숙했다고 연구를 이끈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스티븐 오브라이언은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고양이과는 인류를 비롯한 모든 동물군에 치명상을 입히고 사납고 위협적인 육식동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 작은 녀석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곡식창고에 사는 수 천 마리의 쥐를 쫓으면서도 인간에게는 동물과 친해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고고학적 증거는 없지만 고양이의 `아담과 이브'는 10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과학자들은 집고양이와 근동 들고양이 등 3개 대륙의 들고양이 5개종간 진화론적 상관관계를 파헤치기 위해 고양이 979마리의 DNA샘플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남부 아프리카 들고양이 및 중국 사막 고양이는 집고양이의 조상이 아니라는게 드러났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옥스퍼스대학 박사 과정의 카를로스 드리스콜은 "모든 집고양이는 공통된 단일 조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날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외딴 사막에서 사는 들고양이가 조상과 가장 비슷한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28일 사이언스지 인터넷판인 사이언스 익스프레스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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