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맘(Alpha Mom)과 베타맘(Beta Mom)

홍 성 훈 여주대학 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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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일간지를 보니 요즘 미국에선 알파맘(Alpha Mom)과 베타맘(Beta Mom) 사이에 눈에 띄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알파맘은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치맛바람 휘날리며’ 아이들을 다그치는 방식이고, 베타맘은 그와 정반대로 ‘흐르는 강물처럼’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는 스타일이다. 알파맘을 ‘알아서 키워주는’ 통제형 부모라고 한다면 베타맘은 ‘알아서 커라’는 방임형 부모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 단어에는 Pedagogy와 Education 등 두가지가 있는데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Pedagogy는 ‘아이를 이끌어준다’는 뜻으로, 기성 세대(부모나 교사)가 주도권을 쥐고 미성숙 세대(자녀나 학생)를 이끌고 가는 적극적인 역할을 말한다. 이에 반해 Education은 ‘아이 내부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 키워준다’는 뜻으로, 자녀의 타고난 본성과 잠재능력이 최대한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소극적인 역할을 시사한다. Pedagogy가 교사 중심, 교과 중심의 전통적인 방식이라면, 루소 이래로 교육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Education은 아이의 흥미와 필요를 존중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런 두 개의 세계, 아니 두 가지 상반된 역할 모델 중 어느 것이 옳고 바람직한가?

그런데 이 물음은 별 의미가 없다. 두 개념이 모두 교육이고, 따라서 교육 현장에선 두가지 모델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성숙한 세대를 올바른 길로 이끌자면 알파맘도 필요하고, 아이들의 개성과 흥미를 생각하자면 베타맘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자녀의 특성에 따라 역할 모델을 다르게 선택하는 방법 밖에 없다. 물론 같은 아이라도 상황에 따라 두 가지 모델을 가려 사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의 주체이자 대상인 인간은 복잡 미묘한 존재이고,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개인에게든 사회나 국가에게든 교육은 참으로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홍 성 훈 여주대학 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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