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쟁력의 요체

이 광 용 수원여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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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인만큼 교육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의 주요 요소이다. 그렇다면 교육경쟁력의 요체는 무엇일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2007년 교육경쟁력 세계 2위라고 발표한 덴마크의 교육장관은 자국 교육경쟁력의 요체를 초·중등 과정의 우수한 공교육과 철저한 직업교육, 그리고 대학의 자율성 등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교육경쟁력을 가늠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문제를 둘러싸고 갑론을박하는 것으로 미뤄 그것들이 교육경쟁력의 주요 요소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교육 당사자들 서로가 이러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야단이다. 정부는 대학이 공교육을 망치며 사교육을 부추긴다 하고, 대학은 정부가 입시제도를 통제하며 우수 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속을 뒤집어보면 한쪽에서는 대입에서의 내신 반영률을 높임으로써 학생의 학교교육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주로 우수 대학 몇몇에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우수 학생만을 받아 우수 인재로 키우겠다는 속셈이 있다. 다들 땅에 손 짚고 헤엄치겠다는 얘기다. 왜 서로를 믿지 못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유는 그들이 고교별 시험문제 출제 성향과 기출 문제 분석을 통해 학생들의 내신 성적 향상을 지원하고, 다양한 교수학습방법 개발과 수준별 교육으로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높이며, 시의적절한 학습정보 및 교육상담 등을 통해 진로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학부모나 학생은 해당 교사나 학원을 떠나야 한다. 실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학교에서 이만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대학 역시 잠재적 용들을 받아 훌륭한 인재로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이는가. 학교나 대학은 늘 열악한 재정과 자율의 부재를 탓한다. 정말 재정과 자율성만 확보되면 해결될까? 어느 정도 확보되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까. 중요한 건 교육 주체의 열정과 의지이다. 중등교육에서는 제도적 장치를 통한 공교육 살리기에 의존하기보다 자기주도적으로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대학은 우수 학생 선발에만 관심을 둘 게 아니라 보통 인재들도 진짜 용으로 길러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육경쟁력의 요체는 교육을 기업경영과 다르다고 선만 그을 게 아니라 인재양성을 위해 필요한 건 다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는 교육 주체들의 열린 마음과 열정과 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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