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1일 2년여동안 결론 없이 표류해 오던 평생교육법 전부개정안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하여 공포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비단 평생교육계의 사사로운 경사로움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비로소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평생학습국가 코리아’로의 긴 물꼬를 확연히 틀어내는 가히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동법의 개정에 붙여 차제에 ‘학습민족 코리안’의 ‘위대한 학습국가 코리아’ 부활을 위한 대 서사시를 그려본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학습민족으로서의 풍부한 자질과 명민성 그리고 놀라운 학습잠재력을 지닌 민족임을 자타가 인정해 온 터다. 문득 한국교육사에 인용되었던 중국 고사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동쪽에 고구려라는 나라가 있다. 그곳에는 신기하게도 길거리마다 경당이라는 큰집을 지어, 미혼의 남녀자제들이 삼삼오오 류대로 벗을 정하여 동숙 기거를 하며 큰 소리로 경서를 읽는 소리가 하루 종일 온 거리에 그칠 줄을 모르더라….” 라는 구절이다.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얼마나 대단한 교육열을 지니고 있는 학습민족이었던 가를 가름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학습민족적 혼과 얼’은 신라의 화랑도 교육, 고려의 군자교육, 조선의 선비교육으로 이어지면서 이후 동학교육과 신교육 그리고 6·25동란 속 포탄이 총알처럼 날아다니는 속에서도 천막학교를 지어 한번도 공부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던 학습민족으로서의 웅지를 면면히 이어왔다.
우리네 민족의 학습중시성은 최근 학습국가 코리아 이른바 ‘러닝 코리아 21(LK21)’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타국의 벤치마킹이 되는 학습국가로서의 놀라운 성장세와 탁월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금번 평생교육법 전부 개정안의 통과는 학습국가 코리아의 건설에 확실한 이정표이자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임이 자명하다. 동 법의 통과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가 평생교육 추진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중앙평생교육진흥원의 설립 운영과 각 시·도 평생교육진흥원으로 연결되는 거미줄 같은 국가학습 네트워크 추진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며 전문가로서의 정예화된 평생교육사들이 진용을 갖추고 양질의 평생학습 기회 제공과 프로그램 개발 운영 그리고 학습컨설팅과 멘토링, 코디네이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방대한 학습정보망 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되어 가히 행복한 학습시민들이 열어가는 글로벌 학습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아직 25% 수준으로 북유럽이나 OECD 선진 국가들의 50~60% 수준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민의 평생학습 참여율이 국민 총생산성이나 국부를 가름하는 양적 통계지표와 정비례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들을 통해 입증되어 왔다.
국민의 대다수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평생 동안 자기개발과 성장을 위한 학습에 지속적으로 적극 참여함으로써 개인의 발전과 향상은 물론 국부 창출과 글로벌 국가 경쟁력 강화 그리고 사회적 민도 향상이라는 필생의 성과를 동시에 거양할 수 있다면, 이 아니 탁월한 선택이 아니겠는가?
동 법의 통과를 계기로 학습민족 코리안의 학습국가 코리아 부활이 이루어지기를, 그리하여 우리 민족이 ‘세계학습혁명지도’의 한 중심에 우뚝 서는 옹골찬 ‘학습허브국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스가 아닌 우리의 한국형 ‘아고라’ 학습광장에서 모두가 함께 행복한 ‘평생학습 대 반란’을 일궈내기를 기대하며.
최운실 아주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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