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요. 봄의 나의 정원(庭園)으로 오세요. 이 곳엔 꽃과 촛불과 포도주가 있답니다. 하지만 당신이 안 오신다면,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있겠어요. 만일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고대 페르시아 문학의 최고로 꼽히는 시인 루미(Rumi)가 쓴 시의 구절로 봄에 예쁜 꽃이 피어있는 정원으로 연인을 초대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정성껏 준비한 것들도 당신만 오신다면 당신 한 분으로 만족하기에 모든 것들이 필요없고, 만약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정성으로 준비한 아름다운 모든 것들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간절히 부르는 사랑의 고백이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기쁘고 마음에 감동이 일 때 비로소 가치를 지닌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 있어서 서로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랑도 선물과 같지 않을까. 선물을 줄 때 기뻐하고 선물을 받을 때 좋아하는 서로의 마음처럼 사랑은 시작되겠지만, 사랑을 주는 사람보다는 사랑을 받는 사람이 행복과 감동을 느낄 때 비로소 참사랑일게다.
때로는 선물이 없으면 투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면 불평하겠지만, 사랑이 성숙하면 할수록 사랑의 본질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자체이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그 마음 그대로, 오직 그대만이 세상 유일한 대상이며 존재일 뿐. 다시말해 사랑으로부터의 본질적 행복은 환경과 조건에서 비롯되는 기쁨이 아니라 그대를 향한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감동에 의한 울림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만나서 하나가 되어 희로애락을 같이 겪으며 살아가는게 부부다. 부부란 포도주와 같다. 그 맛과 향은 오랫동안 성숙될수록 깊어지고 짙어진다. 또한 부부는 서로 닮는다. 항간의 말처럼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가는 동안 항상 거울처럼 서로를 바라보고 살기에 외모에서부터 성격까지 비슷하게 닮아가지 않을까.
삶의 매순간이 애틋할 순 없다해도, 언젠가 과거의 순간들을 끌어안고 마음을 앓더라도 그저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가슴이 가리키는대로 마음이 따라가며 살아가자. 아무쪼록 살면서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에 충실한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