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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 싱가포르 국적 취득…중국팬들 실망>

(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의 국민 여배우 궁리(鞏悧.43)가 결국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하면서 중국팬들이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싱가포르 언론을 인용, 궁리가 싱가포르 더이(德義)민중구락부에서 8일 진행된 국민 선서식에 참석해 싱가포르 국민이 됐음을 선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월 국민선서식에 불참했던 궁리는 8일 오후 350여명의 신규 국적 취득자와 함께 행사에 참석해 싱가포르 국회의원인 리메이화(李美花)로부터 신분증과 거류증서를 받았다.

궁리는 편안한 복장으로 특별 대우를 받지 않았음에도 월드 스타로서의 우아하고 몸에 밴 친절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리 의원은 "궁리에게 국적취득을 축하한다고 말했을 때 그녀 역시 웃으면서 자기도 매우 기쁘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 궁리가 선서식에 참석한 것은 싱가포르를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월드스타인 궁리를 국민으로 얻게 된 싱가포르의 분위기와는 달리 중국 네티즌과 언론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것은 자동으로 중국 국적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신문사는 이 기사의 자료 사진으로 지난해 3월 장이머우(張藝謀) 감독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궁리의 사진과 싱가포르에서 선서하는 그의 사진을 함께 실어 우회적으로 곱지 않은 인식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 통신은 정협 위원으로서 지난해 궁리가 제출한 환경보호 제안에 대해 중국인들이 수준이 낮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을 담은 삽화를 게재해 궁리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텅쉰은 이와 관련, 궁리가 싱가포르 국민이 된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6만6천여명의 중국 네티즌이 조사에 참여한 결과 63%인 4만2천84명이 "국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표현"이라며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상관없다'와 '지지한다'는 답변은 각각 27%와 9%에 불과했다.

1996년 싱가포르 국적으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황허샹(黃和祥)과 결혼한 궁리는 할리우드에서 시작한 영화 사업을 위해 외국 비자 취득이 쉬운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붉은 수수밭'을 비롯해 '인생', '패왕별희', '황후화' 등에 출연해 온 궁리는 2002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배우다.

최근에도 중국 출신의 스타들이 대륙을 벗어나 홍콩으로 주거지를 옮긴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영화 '색·계'에 출연해 중국에서 연예활동이 금지된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최근 홍콩 영주권을 취득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점화자로 나선 '체조왕자' 리닝(李寧)도 홍콩에 정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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