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는 10월 30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은 국토이용체계를 간결하고 투명하게 정비하고, 여건변화에 유연한 토지공급시스템 구축을 통하여 효율적인 국토이용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구체적인 정책방안으로는 지역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국토 이용계획 수립방식을 개편하고, 복잡한 용도지역 분류를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통합ㆍ간소화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환경규제의 개선을 통해 토지개발 및 이용절차를 간소화ㆍ신속화하여 토지이용수요에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활동 및 주민생활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불합리한 수도권 규제를 시급히 정비하고, 개발가능한 농지ㆍ산지의 확충, 개발제한구역 조정 등을 통하여 산업ㆍ도시용 토지공급 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국토이용체계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책이 발표된 이후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지역 간에 첨예한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그동안 수도권 집중억제를 이유로 기업의 투자와 지역주민의 생활편의를 제약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해 왔는데, 이번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하여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국토전반에 걸친 문제점 개선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수도권의 규제를 풀 경우 앞으로 신ㆍ증설되는 공장은 대부분 수도권에 입지할 것을 우려하면서 절대로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양쪽 다 맞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과연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리 집에는 아이가 둘이 있는데 큰 애는 공부도 곧잘 하고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편이고, 또 둘째 아이는 성적도 약간 떨어지고 공부하는 것도 일일이 챙겨줘야 한다. 큰 애는 엄마, 아빠가 동생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의 반만 신경써 주면 자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면서 아쉬워한다.
하지만 성적이 뒤떨어지는 아이를 놔 두고 성적 좋은 아이가 더 잘 할 수 있도록 신경쓰는 부모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비수도권이 수도권에 비해 경제력도 떨어지고 여건도 좋지 못하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더 많이 신경을 쓰고, 더 많은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학원을 보낼 때는 차별없이 지원을 해 주게 된다. 어차피 아이들의 경쟁상대는 형제 간이 아니라 본인들이 속해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부모된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각자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대한 노력을 하여 경쟁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도움을 주고자 노력할 뿐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있는 대도시권 지역이고,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규제는 하루 속히 정비해야 한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규제완화로 발생하는 편익은 비수도권 지역의 투자지원에 활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수도권이 세계 대도시권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과도한 규제는 풀되, 지방 대도시권의 특화된 발전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도입을 위해 수도권도 노력한다면 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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