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근면성실하고 말이 없는 과묵한 동물이다. 인간들에겐 고기와 젖을 제공해 준다. 사람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소 머리를 놓고 간절한 축원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소 때문에 전국이 시끄럽고 소를 몰아내려고 온 국민이 방송에 속아 한 달간의 촛불을 태웠으나, 소는 말없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올해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를 맞아 ‘다섯 마리의 소’를 길러보자.
사회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법보다는 ‘떼법’이 우선하여 국민들의 판단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법과 규정은 보통사람의 보편적인 가치판단의 상식적인 수준에서 옳고 그름이 결정돼야 하는데, 근래에 와서는 목소리에 따라 결정돼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더욱이 판단의 기준이 자의적·정치적인 입장에서 옳고 그름이 결정되고 있으니, 온 국민들은 옳은 일에 굴하지 않는 ‘옳소’를 길러보자.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요 민주주의의 산실이다. 의원들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당리당략의 싸움질만을 하고, 서로가 못 믿어 상대 탓으로 돌리며, 발목 잡는 반대, 폭력으로 깽판 치는 의원들도 있다. 이들은 ‘믿소’라는 소를 길러보길 권한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이해관계에서 명분과 이론에 밀리면 집회나 시위의 물리적인 행동으로 관철시키려고 한다. 인터넷 논객들의 댓글은 건전하게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험담과 중상모략으로 상대를 죽게 만드니 이것이 진정 언론의 자유인가 인권의 말살인가?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끊이지 않고 신물나는 노사분규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들에게는 ‘마소’를 권유하고 싶다.
국민들은 3D업종의 일을 기피하다가, 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해외로의 공장 이전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서 일자리 탓에 아우성을 치고 있다. 이는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눈높이를 낮춰 찾아 일하는 ‘하소’를 길러보자. 그리하여 온 국민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그려 보자.
올해는 ‘옳소, 믿소, 마소, 하소, 그리고 미소’를 길러 소(牛)가 미소(微笑)짓는 기축년의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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