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여름 실시되는 보훈교훈연구원 국외독립운동사적지 탐방에 참가한지 3년이 되어간다. 올해도 교육에 종사하시는 선생님들과 이 일정을 같이했다. 답사의 주제는 ‘안중근의 위대한 여정’으로 아시아 동북지역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이다. 그 일정이 빡빡하고 이동경로가 길어 무척 고생스런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생님들이 사고 싶은 물건 하나 사지 못하면서도 독립운동 관련 책자나 자료를 보면 짐 크기가 늘어나는 것도 생각지 않고 현지 기념사업회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는 마음으로 아껴놓은 돈을 꺼내시는 것을 보면서 지도교수라는 명칭이 부끄러워지며 더 많은 민족역사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답사의 마지막 지역은 대련으로 과거 일본이 지어놓은 여순감옥과 관동주법원을 답사하는 것이다. 즉, 안중근의사의 마지막 행적을 보며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여순감옥은 작년과 달리 국가보훈청과 한국독립운동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애국인사들의 노력으로 한국독립운동가들의 전시관이 새로 정비돼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감동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토도 아닌 지역에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전시관이 생긴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많이 신장되었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사실이며, 한국의 독립운동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한 운동이었음과 동시에 아시아 평화를 위한 운동이라는 것을 다른 나라에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라 잃은 민족의 ‘망국지한’을 독립운동으로 ‘살신성인’한 분들에 대한 조그마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기념품판매소에서 안중근 의사의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이라는 휘호의 영인본을 구입했다. 연구실에 걸어놓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저녁에 집에서 뉴스를 간단히 보았다. 뉴스의 내용은 경제와 정치가 복합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뉴스 하나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없었다. 안중근 의사가 당시 옥에서 쓴 ‘인무원려필유근우’ 라는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의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필히 가까운데 근심이 있게 된다’는 생각을 우리의 위정자들과 경제인들 국민들이 이 더운 날씨만큼 가슴깊이 새겨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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