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붙이는 편지 - 김 선 화

산골마을 돌던 집배원 총각은

우리 언니 볼 발그레할 때

‘창말’ 사는 내 친구 언니랑

연분을 맺었다

자전거에 동여맸던 큰 가방 속엔

그들의 붉은 사연도 들어있었던가 보다

나도 가끔씩은

우표 붙이는 편지를 받고 싶다

그 맘, 필적에 녹아든 흔적을 받아

담요에 코를 대는 어린아이처럼

킁킁 냄새 맡고 싶다.

그러다 이따금씩

가슴 바닥까지 적어 넣어

우표

딱 붙이고 싶다.

<시인 약력> 충남 신도안(계룡시) 출생 / ‘월간문학’으로 등단 / 시집 ‘꽃불’ ‘눈뜨고 꿈꾸다’, 수필집 ‘둥지 밖의 새’ 등 다수 / 제1회 한하운문학상 수필대상·제3회 대한문학상 詩본상· 제4회 代表에세이 문학상 수상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한국본부·한국수필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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