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 맨몸으로 왔을 때 박하 맛이었다
혀가,
입속이 우주란 걸 처음 알았을 때
첫마디부터 향이 났다
처음 꽃 피워 올린 꽃대궁은 눈부셨다
오래 깊게 패인 흉터가
늘 처음처럼 아팠다
처녀막같이 생살을 찢고 들어앉은 것이다
첫울음의 힘이 자궁 문을 밀고 나왔을 때처럼
세상의 빛이
주먹에 꽉 찼다
<시인 약력> 부산 출생 / ‘심상’으로 등단 / 시집 ‘걸어서 가는 나라’ ‘비누의 슬픔’ ‘낯선 길을 보다’ ‘햇빛 비타민’ 등 다수 / 동국문학상 수상 / 한국시인협회 기획위원, 한국가톨릭문인회·목월문학포럼 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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