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농촌의 가을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농촌 집앞 감나무에도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과수원의 배도 노랗게 익은 것이 먹음직스럽다. 뒷동산의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는 풍요가 가득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겨운 풍경 뒤에 우리 농촌의 모습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농촌에는 하나하나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일거리들이 참으로 많다. 씨를 뿌릴 때도 그렇고 가꿀 때도, 그리고 수확을 할 때도 정성스런 사람의 손이 가야만 성공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아무리 기계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사람이 할 일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고령화, 부녀화가 심각한 우리 농촌은 이래저래 일손이 부족하기만하다.
어렵고 힘든 일은 누군가가 조금이나마 거들어준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농협에는 직원들로 구성된 농촌사랑봉사단이 있다.
경기도 내에서만 매년 700여회에 연인원 2만여명에 가까운 직원이 농촌사랑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각자 맡은 업무를 하면서 주말이나 주중을 이용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돕는다. 또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형편이 어려운 농가에도 사랑의 손길을 뻗친다.
농가에서도 농협직원들이 일손돕기를 나오면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다. 물론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것이 반갑기도 하겠지만 일도 잘하고 주어진 일의 분량을 하다가 마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몇 년 전에 배 농가에 일손돕기를 한 일이 생각난다.
농가끼리 서로 인력쟁탈전이 벌어져 싸움 일보직전까지 간 일이 있다. 다행히 한농가의 양보로 일손돕기를 잘 마칠 수가 있었지만 이렇듯 요맘때 농가에서 꼭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손길이다. 그 날은 흐뭇한 마음에 신바람나게 일했던 것 같다.
추석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추석이 지나면 농촌일손은 더욱 바빠질 것이다. 올 가을에도 농촌사랑봉사단의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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