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가족

현대의 가족을 정의하기는 참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단 가족의 형태도 다양해 졌다. 예전의 확대가족과 핵가족으로만 구별되던 것이 한부모 가족이나 싱글맘, 싱글대디 등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되고, 동성애 가족 등 그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는 깨져가고 있다. 또 형태상이나 법률적으로는 가족으로 존재하나 사실상으로는 경제적, 학업적 이유로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많다. 따라서 더 이상 가족을 부부와 그 자녀의 결합체나 공동체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또한 더 이상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만을 가족의 형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비록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실질적으로 복지관의 대상자들 중에는 서로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들끼리 함께 도움을 주며 동거하는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서로 정서적으로 친밀감과 양질의 교류가 가능한 가족의 질적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요즘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한다. 따라서 가정을 둘러싼 많은 문명의 이기들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씻어 나오는 쌀, 심지어 밥이 되어서 바로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즉석 상품들이 식탁에 오르기도 하고 세탁기가 빨래를, 식기세척기가 설거지를 하며 로봇 청소기가 청소를 한다. 매일 다른 국이 배달되고 심지어 제사상도 맞춤형으로 서비스되는 시대인데 우리는 얼마나 여유로워 졌을까. 분명 시간이 남아야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바쁘고 여유 없어 각박해져만 간다. 아마 그것은 우리의 마음이 쉼을 얻지 못한 때문이 아닐까.

가정의 역할이라 함은 역기능적인 가정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순기능적인 가정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순기능적인 가정의 청소년들은 부모의 은혜를 입고 자라며, 역기능적인 가정의 자녀들은 부모의 비은혜(非恩惠)로 인해 상처를 받고 자란다. 부모의 비은혜(非恩惠)란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받는 자아의 상처를 말한다. 이를 고착(固着·fixation)이라고 하며, 이는 이상행동(異常行動·abnomal behavior)으로 퇴행(退行·regression)하는 씨앗이 된다.

/박정자 미추홀종합사회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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