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고 등 도내 예술고등학교가 운영중인 ‘영재교육원’이 2010학년도부터 초등학생들에게 까지 입학을 허용,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면서 과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예술영재 육성을 위해 예고 중심으로 운영됐던 영재교육은 당초 중학생 1~2학년에게만 입학이 허락 됐다. 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학급당 2천여원의 예산 지원으로 영재교육을 독려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모집 결과, 일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입학 허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렇게 되자 교육원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또 다른 교육과정으로 고착화 될 조짐마져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런 과열양상은 자칫 초등현장에서 예술 중심의 사교육 시장 활성화 또한 배제할 수 없어 조심스런 진단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 예술고, 영재교육원 ‘초등생 입학 허용’ 논란
◇학교별 모집요강 및 운영 실태
현재 도내 예술고등학교는 안양예고를 비롯 계원예고, 경기예고, 고양예고 등 4개교다. 올해 영재교육원 인가를 받아 2010학년도 부터 출범되는 고양예고를 제외한 3개 예고는 1년에서 길게는 6년째 운영중에 있다.
이들 학교들은 12월중 학생들을 선발, 내년 4월부터 1년 과정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안양예고는 내년도에 모집 학과와 학생수를 늘려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처음 영재 교육과정을 도입한 안양예고는 현재 연극영화과와 무용과 등 2개과가 운영중이다. 선발 대상도 중학생으로 한정했다.
지난해 모집 결과, 연극영화과는 지원자가 많아 모집인원을 초과했으나 무용과는 13명만 채워, 정원을 충족하지 못했다. 비록 지원자가 넘칠지라도 영재성을 확인 한 뒤 선발토록 하는 선발 기준 때문이다.
학교는 그러나 내년부터 종전 연극영화과와 무용과에서 문예창작과와 미술과 등 4개과로 확대하고 인원도 각 과당 20명씩 모두 80명을 모집할 방침이다.
입학 기준의 경우, 종전 중학교 1~2학년에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넓혀 문턱을 대폭 낮췄다.
계원예고도 안양예고와 비슷하다.
미술과, 음악과, 무용과, 연극과 등 4개과에 각각 20명씩 80명을 모집, 2010학년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 학교 또한 초등학교 4학년까지 입학기준을 완화했으며 실기 중심으로 영재성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할 방침이다.
오는 18일까지 지원자를 접수 받는 뒤 28일께 합격자를 발표한다.
경기예고 영재교육원은 비교적 역사가 오래됐다.
지난 2004년 2월 인가를 받은 이후 올해로 6년째 영재교육원을 운영중에 있다. 따라서 탄탄한 교육과정과 역사로 지역내 학부모들로부터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학교는 2010학년도에는 음악과와 미술과, 만화창작과 등 3개과에 2학급씩 모두 6학급, 120명을 선발, 운영할 방침이다.
입학 허용 기준 또한 타 학교처럼 초등학생들로 낮췄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모집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처럼, 안양·계원·경기예고 등 도내 3개 예고는 영재성이 확인 된 학생들에 한해 실기시험 과정을 거친 뒤 20명 안팎 수준에서 학생을 모집하게 된다.
자격 기준 또한 종전 중학생에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낮춘 것도 특징이다.
◇초등생 입원허용 과열 논란
영재교육원의 가장 큰 장점은 학비가 무료란 점이다.
일부 실습 비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비를 경기도교육청이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교육청은 이들 예고 영재교육원에 급당 2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다소 줄어든 금액이지만 급당 1천650만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대다수 학생들은 영재교육원 수료 이후 해당 학교에 진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평소 예고 진학을 희망해 온 이들로서는 진학 1단계로 영재교육원 입교를 원하고 있는 것이 바램이자 일반적인 현상이다.
K예고 영재교육원 교사는 “매년 입학자들을 분석해 본 결과, 영재교육원 출신 자가 많았다”면서 “아무래도 학교 교사들이 직접 지도하기 때문에 입학에 유리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을 안고 있는 영재교육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학교 1~2학년(모집당시 초 6학년과 중1) 대상으로 만 했으나 2010학년도에는 그 범위를 크게 확대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모집 당시 초 3학년)까지 끌어 내렸다. 이 때문에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학교마다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지역 일부 학부모들은 경기지역 소재 학교로 선발 기준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거주지 기준을 없애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영재교육원에 대한 입학 허용연령이 초등 현장까지 낮춤으로써 또 영재교육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재교육원 입학이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하나의 목표가 돼 버린 모습이다.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해서는 우선 영재성 자질이 검증돼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경우, 어린 아이들을 또 다른 사교육 시장에 내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들은 예고의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해 수년 동안 준비까지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등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예고 영재교육원에 딸 아이를 보내고 픈 부모로 몇년전부터 관심을 갖고 아이의 재능을 키워오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 교육계 관계자는 “예술적 자질이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고의 영재교육 운영에는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자칫 모집인원을 채우기 위해 별다른 생각없이 초등생들까지 입학기준을 낮추었다면 잘못된 것으로 지금상태에서 진단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동수기자 ds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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