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자동차회사의 리콜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영혁신 연수차 가장 많이 방문하는 외국 유명기업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회사인 것 같다. 도요타의 성공적인 생산기법으로 널리 알려진 TPS(Toyota Production System)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서이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일하는 가치를 높이는데서 시작됐으며 인력과 설비 등의 생산능력을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작업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는 협동적인 생산시스템을 말한다.

 

3년여 전 찾아갔던 도요타 협력회사 기후차체공업 생산현장에서 5분도 채 안되어 차량이 한대씩 나오는데 그것도 같은 모양이 아닌 제각기 다른 모델의 차가 생산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인 주문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원가절감과 품질관리라는 목표아래 현장에서 현장의 문제를 찾아 개선해 가는 경영기법이 이 기업으로 하여금 세계 1위라는 위치를 차지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최강을 자랑하던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해외 부품회사에서 제작된 가속페달에서 결함이 발생해 760만대의 리콜이 이뤄지고 있고 일각에서는 1천만대를 예상하기도 한다. 도요타자동차의 안전 신화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시장의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요타가 양적팽창에 치중한 나머지 품질관리를 소홀히 한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리콜이라는 결단을 내린 용기만큼은 높이 사야할 것 같다. 인명과 직결되는 자동차라는 상품에서 안전은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 1위의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다. 1위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만 정상을 수성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 요구된다. 현장에서의 불필요한 낭비요인 제거,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수준 향상,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등이 없으면 바로 뒤처지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조성필 한국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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