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을 베다

고립의 감옥에서

 

눈부신 관능을 보았어

 

황홀한 순간을 정지시켜

 

영원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

 

 

입 속에 숨겨둔 면도날을 꺼내

 

네 목을 베었어

 

보는 것으로

 

읽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어

 

 

혀로, 손으로 만져보고 싶었어

 

그것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환희’였어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였어

 

나를 벌거벗겨 네 외에 포개고

 

한없이 스며들었어

 

나는 네 속에서 온전히 태어나

 

부활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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