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민속명절을 맞으며 설렘과 어릴 적 추억이 주마등같이 스친다. 온 동네가 놀이터요, 전통 가족문화 속에서 항상 북적대던 형제들 틈 속에서 사과 한 쪽이라도 더 먹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최근에는 어린아이 울음소리를 동네 주변에서 듣는 것조차도 신기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
전통 대가족 중심의 우리나라는 농어업의 1차 산업 비중이 높았던 시기에는 여성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집안 어른들의 보살핌으로 육아 문제에 부족한 새내기 부모들이 아이 키우는 법을 모르면서도 자녀를 평균 대여섯 명씩 낳았다. 이후 산업화를 겪으면서 도시 집중적인 현상과 핵가족의 급속한 확대로 인해 OECD 국가 중 저출산 국가로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30년 후의 우리나라 미래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외환 위기와 전 세계 경제 침체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한 원금 상환과 이자에 대한 부담, 부동산 가격 거품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최근에는 결혼 기피와 함께 한가족 세대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0% 이상의 여성의 사회 참여가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문제의 해결이다. OECD 국가의 평균 70% 이상이 영·유아 보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겨우 30%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의 출산은 사회 참여의 단절과 자녀를 키우는 육아 비용 부담이 맞물려 저출산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젊은 부부에게 아이를 낳으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회 풍토 조성과 보육 시설 역할 확대, 정부의 무상 지원으로 자녀에 대한 육아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가 부담하는 보육 비용 차별, 보육교사의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정부 규제와 법 적용이 달라 혼란과 혼선을 주고 있는 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다가오는 설날에는 가족이 모여 애국하는 가족계획을 세워 보는 것을 권해 보고 싶다.
/최창한 한국아동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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