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진출 인프라

정부의 예산안이 발표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보다 677억원 증가한 3조6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일자리 창출 규모도 2만300명 늘어난 57만8천명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접했다. 예산 규모뿐 아니라 실업자, 고령자 주부 등 여성들의 일자리 확대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담고 있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취업 경향 곡선을 흔히 M자형이라고 표현하는데 학교 졸업 후 취업이 급증하다가 출산과 동시에 큰 폭으로 감소하고 다시 자녀의 성장으로 취업률이 상승하는 형태다. 그러나 출산 전 소위 말하는 잘나갔던 여성들은 경력 단절을 경험하면서 자녀 성장 후 일자리의 대부분이 판매 서비스업, 생산, 노무직 등 전문성을 발휘하기 힘든 단순직에 그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보육시설 확충, 양육비 보조 등으로 출산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양육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릴 수 없다. 여성들의 잠재 인력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은 저출산, 노령화시대에 노동력 확보와 인적자원 개발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취업 교육과 취업 알선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공동 육아 문화의 정착이라 생각한다.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관련 단체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취업 교육과 일자리 알선을 시행하고 있으나 실업자 취업 정책과 똑같은 이 일을 ‘여성’이라는 이름을 붙여 따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항상 의문이 생긴다.

 

굳이 예산을 따로 편성해 넘쳐나고 있는 실업자 재취업 교육이나 취업 알선을 중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여성 단체들이 힘을 써야 한다면 여성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문화 정착일 것이다.

 

또한 여성의 취업 확대는 노동부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보다는 남성 우월의 사회적 관념이 사라지고 일의 능률에 따라 남녀가 평등하게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문화가 선행되어야 더 많은 여성의 잠재 인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영순 이천시여성예비군 소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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