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시장 ‘꽁꽁’… 중도금 내지 못해 손해보고 되팔아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팔지 못해 어렵게 분양 받은 아파트를 되팔아야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주택 매매 시장이 꽁꽁 얼어 붙자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 등을 내지 못한 집주인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분양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18일 도내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올해 경인지역에서 오산 세마e-편한세상(1천646가구) 등 1천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 19곳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에 들어가면서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화성시 병점동의 자영업자 박모씨(55)는 현재 에스케이뷰 105㎡를 매매하고 면적을 늘려 이달 오산시 세마e-편한세상 137㎡에 입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자 3억5천만원에 매각하면서 분양대금과 그 동안 지불한 대출이자를 제외하면 300만원 정도 되레 손해를 봤다.
또 구리시 인창동에 거주하는 김모씨(51)는 이달 초부터 입주가 시작된 남양주 진접지구 신안인스빌 아파트 113㎡형을 500만원 가량 손해보고 팔았다. 김씨는 분양대금 2억6천500만원에 거실 확장 및 등기 비용 등을 합쳐 2억8천500여만원이 들었지만 매각 후 손에 쥔 돈은 2억8천만원에 불과했다.
인창동 집을 팔려고 내놨으나 시세대로 팔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새 아파트를 매각했으며, 그 동안 들어간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까지 양도소득세 혜택을 통해 분양률을 높이려는 건설사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물량이 폭증했고, 정부의 각종 주택대출 규제정책에 따른 투자시장 위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규 아파트 단지로 이전하지 못할 경우 입주율 저조에 따른 파장이다. 우선 건설사들이 투자비용을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면서 재정악화로 이어지고, 입주자 감소로 단지내 상가도 침체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어렵게 당첨된 새 아파트를 되팔아야 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늘었다”며 “올해 입주 예정인 1천가구 이상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속속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이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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