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은 미래의 인적자원이다

1992년 한·중수교를 계기로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인 진전을 가져왔다.

 

양국 간 교역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인적교류 역시 크게 늘었다. 과거엔 먼 나라로만 생각했는데 부지불식간에 가까운 이웃처럼 느껴진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과는 옛적부터 선린관계를 유지해오다가 6·25전쟁을 치른 뒤, 이념의 장벽으로 인해 40년 넘게 단절됐다. 그러다가 교류의 물꼬가 트이자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한류 열풍에 매료되어 중국내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선택하여 해마다 교환학생, 파견학생, 자비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서 공부하고 간 유학생 수가 20만 명이 넘어 서고 있다. 게다가 현재 한국 내 중국 유학생들이 6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들이 미래 중국을 이끌어 갈 추동력이 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혐한증을 부추기는 일들을 직접보고 납득할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

 

1년 전 필자가 중국산동대학교에서 어학 연수할 때, 중국학생 몇 명한테 난감한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첫째, 중국인을 이유없이 무시한다는 점이다. 둘째, 중국산 짝퉁물건과 불량 농수산물에 대한 언론의 편견된 보도 태도다. 하지만 충분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 한국인은 중국이 한참 후진국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중국여행을 갔다 온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式’의 평가를 한다. 일부 외관만보고 전체를 아는 체 하면 곤란하다. 사실상 중국 면적은 남한의 100배가 되고 인구는 13억 명에 이른다. 때문에 선후진이 혼재하고 빈부차이도 크지만, 풍부한 광물자원 보유와 빠른 경제발전 그리고 군사대국 부상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이런 중국을 한국인이 깔보고 비하하는 것은 양국의 이익에 반한다. 이웃 일본도 중국과의 관계에는 상당히 공을 들리고 있지 않는가. 민주당 정권의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이 의원 등 600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직접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해 10월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취임 첫해 먼저 중국을 찾았다. 지금 중국은 눈부신 발전하고 있으나 한국은 뒷걸음치고 있음에도 한국인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은 변할 줄 모른다.

 

최근 한중문화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중국유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들은 음식과 선후배의 관계, 술 문화·중국인 무시 등 가장 적응하기 힘든 한국의 4대 문화를 꼽았다. 이 가운데 문제는 중국인을 무시한다는 인식이다. 자존심 강한 중국 유학생들은 거의가 중류층이상 출신으로 부모들도 중국 내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 유학생 중에는 방학동안 귀국하지 않고 공장과 건설현장 식당 등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말도 빨리 배우고, 한국인의 생활습관도 익히며 용돈도 번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한국말이 서툴고 하는 일이 맘에 안 든다고 심한 질책을 하고 냉대한다면 한참 감성이 예민한 나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 쉽다. 따라서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비호감을 갖게 될 것은 뻔하다. 그들도 내 자식처럼 이해와 배려로 조금만 보살펴 준다면 그들은 분명코 미래의 친한파가 되어 한중 선린관계에도 크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한국이 동남아의 허브로 성장하려면 더 많은 중국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그들을 한중 우호증진과 협력발전에 디딤돌로 만들려면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박정필 시인·대불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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