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사탕 대신 떡으로 사랑 전해요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라는 것이 깊숙히 자리잡아 초콜릿과 사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요즘 청소년들은 24절기는 모르지만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잘 알고 있고 대부분 친구 또는 연인에게 선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두 기념일에 대한 기원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밸런타인데이는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한 사랑고백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여성이 초콜릿을 통해 좋아하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써의 일본식 밸런타인데이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화이트데이는 1965년 일본의 마시멜로 제조업자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때는 ‘마시멜로데이’로 불리다가 나중에 화이트데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결국 두 기념일 모두 일본의 제과업체가 만들거나 발전시킨 기념일에 불과하다.

 

필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이 두 기념일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친구, 연인, 고마운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야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다만, 우리가 조금만 발상을 바꾸어 초콜릿과 사탕이 아닌 떡으로 사랑과 감사를 표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는 어찌보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매우 큰 의미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최근 쌀의 잉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농업인들을 위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식량안보를 지켜 결국 나와 나의 후손들을 위한 조그마한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1970년 136.4㎏이던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해 74.0kg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비만율은 2005년 기준으로 3.5%로 OECD 13개 국가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OECD 평균 비만율인 14.6%와도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비만율이 낮은 이유는 주식이 쌀인 이유로 타 국가들에 비하여 설탕 및 지방의 섭취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켜온 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쌀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쌀 소비촉진을 위해 나서야 한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원유가 넘쳐 돈이 넘쳐나는 중동의 산유국을 부러워 한적이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일간 ‘걸프 뉴스’에 따르면, UAE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인도, 파키스탄산 바스마티 쌀은 2월 현재 1년 전에 비해 51%가 뛰었고, 인도산 양고기는 115%, 식용유는 80%가 각각 상승했다.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이 당장 먹고 살 생계 문제를 걱정해야만 한다. 더 나아가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다 수입마저 여의치 않아 이제 곡물을 수출하는 아시아 빈국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다.

 

항상 모든 것은 후회할 때는 이미 늦다.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의 식량 안보를 위하여 또한 지속가능한 자손들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 농업 보호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리 농업 보호는 큰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대다수 국민이 할 수 있는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이 그것이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이미 우리 사회에 널리 파고 들었다. 따라서 이를 부정하기 보다는 우리 떡으로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면 받는 사람의 기분이 한층 좋아질 것이다.

 

요즘 떡은 신세대에 맞게 맛있고 정말 앙증맞을 정도로 포장도 예쁘다. 경기농협은 12일 금요장터를 방문하는 고객들께 떡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이 작은 시작이 온 국민에게 퍼지길 기대해 본다.  /김준호 경기농협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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