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에게 바침

꽃은 외로움의 정점에서 피어난다.

 

 

제 허벅지에 무수한 바늘을 꽂으며 떨어지는 빗줄기,

 

 

뾰루퉁 입술에 묻은 보랏빛 사연이

 

 

외로울수록 꽃은 꽃답게 핀다.

 

 

回山 白蓮池 물가에 助演으로 피어

 

 

뭇 시선에서 비켜선 채

 

 

꽃이라기보담 장식으로 살아야하는 비비추,

 

백련의 그림자 흔들릴 제, 다시

 

 

제 허벅지에 굵은 바늘 꽂아대는 생이 저렇게 서러운 줄,

 

 

그 끝에 비비추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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