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일이 훌쩍 지나갔다. 1997년에 대전지방중소기업청에서 일 년간 근무한 이후 13년 만에 지방청에 근무하게 돼 새색시처럼 설레는 마음과 함께, 그동안 본청에서 주로 정책개발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현장 감각의 부족으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한 달 정도 경기지역의 중소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3월 셋째 주부터 중소기업 현장방문을 시작했다. 3년 동안 본청에서 기술국장과 창업벤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 등 혁신형 기업의 사장님들은 많이 만났기 때문에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이자 근간인 주물, 도금, 금형 등 제조기반 기술기업부터 찾아가 현장을 돌아보고 애로사항도 듣기로 했다.

 

김포의 주물단지, 반월의 도금단지, 부천의 금형단지에서 중소기업 사장님들과 간담회를 개최, 자금 부족과 인력난 등 공통적인 애로사항을 듣고 공장을 방문했다. 제조기반 기술 분야 중소기업들의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욱한 먼지,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소음, 매캐한 냄새 등 작업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면서 참 고생하신다는 마음과 함께, 이러한 분들이 우리나라 산업의 버팀목이 되고 경제 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 존경심이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찾아오게 할 수 있을까,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자동화와 클린 사업장 조성 지원을 확대해야겠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을 늘리고 적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등 기존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고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경기지역 중소기업의 창업, 성장, 글로벌화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잘 나가는 기업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힘든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소중한 현장방문이었다.

 

/최수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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