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지팡이

고령사회에 대한 걱정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장수국가가 되면 복 받은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장수가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고령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가 활발하다. 이를테면, 앞으로 2050년이 되면 부양해야할 경제주력인구(30%)보다 부양받아야 할 소모적인 노령인구(34%)가 더 많아지리라는 계산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연장 속도가 OECD국가 중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2010년 현재 노인인구는 전체 10%인데 비해 의료비는 30%를 차지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 뿐인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노인들도 많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로 한 해에 3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전쟁을 겪고 살아나 최빈국을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키운 노인세대가 이제 반대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지고 있다. 더구나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노후준비를 못한 노인들이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는 세계경제 흐름을 이겨내기 위해 디지털화된 복잡한 현대사회의 정글을 아날로그 지팡이로 헤쳐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생각해야 할 것은 현시대의 부를 누리며 사는 신세대가 보다 근면 성실하고 창의적 생활력을 갖춘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야 하고, 노인도 노후를 편하게 해드려야 한다는 복지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일하는 사회로의 국가경제시스템의 전환모드가 필요하다. 천문학적인 소모적 복지예산으로 노인예비학교 설립 등 생산적 예산으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가분수로 보이는 기형적 인구비율로부터 오는 비경제적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고, 초고속 장수국가로서 파생되는 고령사회문제도 쉽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가 누구를 부양해야 하느냐 보다 세대간 경제력의 배분이 이상적으로 발전해 나아가고 고령사회로의 진입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이로 인해 노하우가 국가경쟁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보다 안정된 사회기반 위에 건전한 노인공경문화와 성장동력화된 노인경제력 창출이 가능한 균형 잡힌 미래사회가 될 것이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