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봉사자들을 가려 뽑고, 그 결과를 주목하느라 밤잠을 설친 지 이제 일주일 정도 지났다. 이제 선거결과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되짚어야 할 때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우리는 참 불편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지역사회는 후보자와 그 지지자들 사이에 생산된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지역사회는 여러 갈래로 찢겨 한참 동안이나 혼란스러움을 감내해야 했다. 참으로 불편한 출발이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우리는 아침 단잠을 깨우는 후보자들의 확성기 소리를 인내해야만 했다. 참으로 불편하게 하루를 시작하게 했다. 후보자들의 공약은 후보자에 따라 특별히 차별화되지 않았다. 아니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은 중앙정치의 구호 속에 침식당해 버렸다.
불편한 구호들 속에 불편한 선택을 강요받아야만 했다. 그나마 후보자들의 출마의 변과 공약이 담긴 홍보물이 투표일에 임박해 배달되어 온 곳도 있었다고 한다. 투표 당일에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얼마나 뽑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며 불편한 투표의 경험을 감내해야만 했다. 일각에서는 젊은이들이 인증 샷까지 찍으며 투표소로 향한 것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불편한 경험을 한 주민들이 대부분이고, 어떤 투표용지에는 기표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간 유권자가 상당수다.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선거와 투표가 더 이상 불편한 경험이 아니면 좋겠다. 불편을 유발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불편을 유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불편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생각해야 할 때이다. 시행착오는 분명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경험이다. 그러나 그 착오가 수정되어질 때에만 발전이 뒤따를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그 민주주의는 결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에게 불편을 유발한 이유들을 반드시 수정해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권혁성 수원발전연구센터 연구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