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의 '아이콘'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부부젤라(Vuvuzela)는 이번 월드컵 최대의 이슈거리다.
그런데 한국선수단이 부부젤라의 끝을 경험할 듯하다. 바로 23일 새벽 3시 30분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더반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B조 마지막 경기에서다.
부부젤라는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있는 전통악기다. 코끼리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이 부부젤라는 120~140 데시벨의 소음이 난다. 비행기소리가 130데시벨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하나의 부부젤라가 얼마나 큰 소음을 내는지 연상할 수 있다.
아프리카인들의 응원 필수품인 부부젤라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끊임없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하나의 응원도구이긴 하지만 엄청난 소음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 방해된다"고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단 역시 "선수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부부젤라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전은 일찌감치 표가 매진 됐다.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이 상당수 빈자리가 있었던 것에 반해 나이지리아전은 가득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더반이 바로 나이지리아인들의 집중 거주지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인들의 축구사랑은 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7일 요하네스버그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나이지리아와 북한의 평가전 당시 수만명의 나이지리아 이주민들이 몰려들어 1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4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을 제외하면 거의 전원이 나이지리아를 상징하는 녹색 옷을 입고 더반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은 손에 '부부젤라'를 필수품을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더반 경기장은 관중석이 새 둥지처럼 다소 쌓여있는 모양이다. 소리가 위로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경기장안에 담긴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이미 부부젤라의 소음에 익숙해져있다. 반면 한국선수단은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부부젤라라는 12번째 선수와 싸우는 태극전사들이 무사히 적응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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