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10%에 국민 50%가 사는 나라

보건복지공보위원회로 상임위를 배정받아 업무 보고를 받는 날 철거민촌에서 한 노인이 자살해서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돼 신원을 조사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수많은 복지 정책과 예산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는 현실을 입증하는 사건이었다.

 

우리나라에 당면한 가장 커다란 과제는 양극화 해소이고, 미래의 과제는 저출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일 것이다. 양극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우리나라가 갖게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 문제의 원인 중에 하나를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집중되어 있다는 현실에서도 찾아 볼 수 있겠다.

 

대한민국은 수도권 11.8%에 인구 48.9%가 집중되어 있다. 다른 나라의 수도권 인구집중도는 일본 32.4%, 프랑스 18.7%, 영국 12.2%로, 세계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많다. 수도권 주택보급률 93.9% 중 서울이 89.2%, 전국은 102.2%이며 전국교통애로구간의 9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도심 평균 주행속도가 80년에는 30.8km에서 2001년에는 16.6km로 줄어들었고, 교통혼잡비용이 91년 2.9조에서 2003년 12.4조로 2007년에는 14.3조로 늘어났다. 또한 국내오존주의보도 수도권에서 95%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 상하수도 폐기물 처리비용도 연간 4조원에 이르고 있으니 인구집중도가 낳은 결과는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체계와 양극화 현상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무한경쟁과 시장원리 준수, 공기업의 민영화, 이윤추구 등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무한경쟁을 통해 살아남게 되는 기업과 개인은 엄청난 이윤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반면 경쟁력이 약한 기업 혹은 개인은 도태되고, 이렇게 밀리는 계층은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되고 사회적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고인정 도의원·道보육시설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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