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대리의 고객 만족 서비스

상품은 품질이 좋아야 소비자가 만족할 것이나 그에 못지않게, 아니 품질의 우수성보다 겉포장, 즉 디자인이 더 고객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된 지 오래다. 보다 우수한 디자인으로 포장하기 위해 더 많은 코스트가 드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면 서비스에서의 고객 만족은 어떤 요소에 달려있는가. 야구의 예를 들어보자.

 

야구 감독이 경기를 이끌어 가는 스타일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번트와 도루, 런 앤 히트 등 기민한 주루플레이의 공격과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 등 상대 타자에 따른 맞춤형 투수 운용으로 수비를 하는 스타일이다. 즉, 수싸움을 위주로 하는 작전 야구다. 위 스타일의 야구를 스몰볼이라고도 한다. 다른 하나는 번트보다는 강공을 하고, 잦은 투수교체보다는 가능한 그 투수에게 일정한 이닝을 맡겨두는, 작전이 거의 없는 야구다. 이를 빅볼이라고 한다.

 

법률도 알맹이·포장 둘 다 추구

야구팀 고객을 그 팀의 팬이라고 한다면, 팬은 위 두 가지 중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좋아할까. 대부분 시원 시원한 빅볼야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야구 감독도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부득이 스몰볼을 하는 것이지, 빅볼을 하면서 이길 수 있다면 빅볼을 마다할 감독은 없을 것이다. 야구팀 고객인 팬은 빅볼을 좋아하면서도 경기에서 이기기를 바란다. 경기에서 이긴다는 것은 ‘팬서비스의 알맹이’라 할 수 있고, 어떤 스타일로 경기를 이끌어 갈 것인가는 ‘팬서비스의 겉포장 또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법률서비스를 단순한 ‘상담 서비스’와 소송까지 가는 ‘소송대리 서비스’로 나눠 보자. 단순한 상담 서비스는 고객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객이 원하는 궁금증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풀어주면 고객 만족이 된다. 소송서비스에서의 고객 만족은 소송에서의 이기느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것이 ‘소송서비스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송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그래서 그 알맹이와 더불어 소송과정에서 어떻게 의뢰인에게 서비스를 할 것인가도 중요한 요소다. 소송서비스는 먼저 소제기 전 충분한 상담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고객과 대면해 법원에 제출할 소장 등 서면을 작성한다. 또는 고객과의 대화와 확보한 증거 자료로 서면을 작성해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의뢰인에게 보여주고, 의뢰인이 그 서면에 대해 만족할 때 법원에 제출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승소했을 경우에는 별 문제 없겠지만, 패소했을 경우 그 패소의 원인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차후의 방안을 설명한다. 위와 같은 소송 과정에서 고객에게 매 과정마다 상세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소송서비스의 겉포장’이라 할 수 있다.

 

고객에 매 소송과정 상세 설명을

 

소송서비스의 겉포장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별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이다. 소송서비스의 알맹이와 겉포장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알맹이가 100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알맹이와 겉포장이 50대 50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대체로 소송 과정에서 소위 겉포장 서비스를 충실히 했을 경우 고객은 변호사의 수고와 노력의 수준을 알게 된다. 고객은 소송에서 패소, 즉 알맹이를 얻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수긍을 하게 된다.

 

그러나 변호사, 사무원 등 충분한 수의 인력과 적절한 수임료 뒷받침 없는 법률사무소에서는 야구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알맹이와 겉포장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제는 법률서비스에서도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해야 한다. 법조인 대량배출 시대가 왔고 고객이 원하기 때문이다. 인력부족과 저가의 수임료는 변호사 자신의 사고전환, 배가된 노력, 비용절감으로 극복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명균 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부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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