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은 이제 옛말인 것 같다. 시냇가에 모여 개구리 헤엄을 뽐내며 멱감던 시절. 동네를 지켜주는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호랑이 담배피던 옛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랬던 마을들이 도시화란 이름으로 콘크리트와 빌딩숲으로 모두 변하고 도시의 여름밤은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뜨거워졌다.
무더위를 탈출해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수원·화성·오산 공무원으로 구성된 3개의 축구 동호회원 150여명이 21일 수원시환경사업소내 화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자리를 같이했다.
수원시 반딧불이 축구동호회는 수원에서 공기 좋고 나무와 숲이 우거진 광교산에서만 사는 반딧불이를 보존하자는 뜻으로 1998년에 창단했다.
동호회에는 축구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드물지만 건강을 다지며 축구를 사랑하는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재미있고 웃음이 넘쳐나고 있다.
또 인근 시·군과 친선경기는 물론 강원도, 충청도와도 우호를 다지며 수원시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 서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매주 토요일 이른 아침 화성시 공무원 축구동호회와 운동을 같이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오산시 축구동호회도 함께했다.
각 팀들은 팀이 다르다고 승부에 연연해 꼭 이기려고 하지 않고, 인원이 모자라면 네 팀 내 팀 할 것 없이 서로 다른 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뛰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운동이 끝나고 나서는 시원한 막걸리를 한사발 주고 받으며 우호를 다진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다 보면 어느새 축구 동호회원들은 각 지역을 떠나 한식구 같은 정겨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소문이 나서였을까. 이번 동호회 모임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곽상욱 오산시장이 아침 운동에 깜짝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모두가 자신의 지역 발전을 위해 민선5기 취임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새벽부터 한밤까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토요일 이른 아침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휴일임에도 축구 동호회를 격려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했으니 반가운 마음 한편에는 슬며시 미안함이 자리잡기도 했다.
이날 함께한 시장님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뛰면서 헛발질을 하기도 했고, 뒤로 넘어지거나 축구공을 잡다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등 동네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화합의 한마당’은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로 전개됐다. 함께했던 축구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언제나 그랬듯 들르던 식당에서 각 시장님들과 공무원 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3개시 축구동호회원 모두는 각 시장님들이 여러 동호회가 있음에도 축구동호회에 직접 참석해 함께 경기를 뛰며 호흡을 같이 했다는 것에 상당히 고무됐다.
이날 분위기는 수원·화성·오산이 각기 다른 행정구역으로 나뉘었지만 하나의 생활권으로 역사적으로도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한 고장임을 새삼 되새기게 했다.
공무원 축구동호회가 맨 먼저 희망의 다리를 놓고 소통한 것처럼 머지 않아 정서적 통합, 그리고 경제적 통합, 그리고 행정통합이 현실로 다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영 돈 수원시 노사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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