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의 고백·1

-크신 사랑

십자가의 고통, 슬픔, 아픔,

 

피흘림이시여!

 

저를 밟고 가소서

 

제가 드린 것은 죄밖에 없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드릴 것은 눈물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걸으시는 발아래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저를 밟고 가소서

 

 

연약함을 불쌍히 여기시고

 

감사할 것으로만 채워주셔서

 

제 잔이 바다가 되었습니다

 

저를 밟고 가소서

 

 

제가 드릴 것은

 

눈물밖에 없습니다

 

크신 사랑이시여.

 

정소현

 

<시인 약력> 경북 경주 출생 / ‘문학공간’으로 등단 / 시집 ‘또 가을이 오나 봅니다’ ‘낡은 자전거의 일기’ ‘바람이 그린 수채화’, 영역시집 ‘꽃길’ / 문학공간상·좋은문학작가상 수상 /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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