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시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음에도 이번 청문회에서도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부동산투기와 위장전입은 단골메뉴가 되었고 사업자와 결탁한 특혜의혹, 쪽방투기, 자녀들의 한국국적 포기, 병역기피, 허위재산신고, 논문표절,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등 온갖 의혹이 난무했다. 여기에 거짓말 논란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고위공직자들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국민들의 기대에 한참 벗어난 온갖 구태가 드러난 것이다.
성난 민심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후보자가 자진사퇴함으로써 인사청문회는 일단락되었다. 끊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비리도 사회지도층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민선 4기 경기도 31명의 시장군수 중 10명이 넘는 시장군수가 기소된 것이나 해외출국을 기도하다 붙잡힌 모 군수나 몇 개월간 도피생활을 하다 잡힌 모시장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악성 경제범죄에 연루되었다가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사면복권되는 기업인들의 모습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와 반복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비리는 우리 사회의 지도층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한다. 한국의 사회지도층은 돈과 권력과 명예를 모두 가지려고 욕심낸 듯 하다.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한 채 승자독식의 생존법칙에 집착해온 것으로 보인다.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와는 한참 거리가 먼 모습이다. 우리 국민들이 사회지도층을 부러워는 하되 그다지 존경하지 않는 결과는 사회지도층 스스로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우리 사회지도층들의 자성과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돈과 권력과 명예를 모두 가지려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기업가는 권력을, 공직자는 지나친 재산을 스스로 경계해야 할 일이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은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성을 갖추도록 인생과정을 스스로 관리해야 될 것이다. 다음 세대까지 부정부패, 부동산투기, 위장전입에 연루된 고위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반복된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지 않은가? 박완기 경실련 道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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