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 이론. 국제정치학에서 사용하는 게임 이론 가운데 하나이다. 속칭 닭대가리 게임이라고도 하는 이 게임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자동차 게임을 말한다. 이 게임은 한밤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어느 한 명도 핸들을 꺾지 않는다면 결국 충돌, 양쪽 모두 자멸한다.
김문수 경기지사. 정치인 중에서 누구보다 자기주장이 뚜렷한 분이다. 한때는 노동운동, 민중당 등의 길을 걸었지만 이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우파 정치인.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또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강력 비판하기도 한다. 김 지사가 재임하던 7대 의회에는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해 김상곤 도교육감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했다. 하지만 정치지형이 바뀌었다. 8대 의회에서는 보편적 복지로 무상급식을 공약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김 지사와는 정책 의지가 다른 당이 소위 의회를 장악한 것이다.
도의회에서는 지난 9월, 첫 추경예산에서 초등학교 5·6학년의 무상급식 예산을 통과시켰다. 또한 의회에서는 무상급식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1년 본예산에 무상급식 예산을 반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단 도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재 기존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예산의 편성권은 집행부에서 갖고 있지만 결정권은 의회에 있다. 무상급식을 포함하지 않는 예산은 의회에서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2011년 예산은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면으로 달려오는 두 차량처럼 지사와 의회가 정면충돌할 것인지 아니면 의회의 정책적 입장을 수용해 무상급식에 대한 정책적 타협을 이룰 것인지 정말 정치가 필요한 시기이다. 의회와 김문수 지사, 치킨게임을 할 것인가? 윈윈게임을 할 것인가?
신 종 철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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