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과 손학규 그리고 김문수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webmaster@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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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2년 앞두고 민주당은 변화를 택했다. 진보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되 중도 나아가 보수층까지 끌어 안을 수 있는 역동성을 원했으며 그 중심에 민선 3기 경기도를 이끌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7월 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꼭 2년 3개월만에 당 대표직에 귀환했다. 이번이 두번째 맡은 당 대표이지만 그 의미가 남다르다. 손 대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내 ‘빅 3’(손학규, 정동영, 정세균)간 진검승부에서 승리함에 따라 차기 대권 주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손 대표의 화려한 귀환은 시대의 부름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시흥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인하·서강대 교수, 국회의원(14~16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경기지사를 지낼 때까지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과 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대통합민주당에 합류, 정동영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대통합민주당이 참패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대표로서 당을 이끌어 80석 이상의 당선을 이끌어 냈다. 이후 당 대표를 내놓고 강원도 춘천에 칩거하면서도 당이 힘들 때마다 앞장서 당을 추스리는 역할을 하며 재·보선의 불패신화로 만들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속에서 민주당은 손학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고 느꼈을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경기지사 재임시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돌면서 파주LG-필립스LCD공장을 유치하는 등 14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77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2006년 6월에는 지사직을 내려놓자 마자 ‘100일 민심 대장정’에 올라 전국의 서민과 함께 현장에서 울고 웃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대학시절부터 반독재 투쟁과 노동, 빈민 운동가로 활약한 손학규 대표. 그가 동과 서, 진보와 개혁, 수도권과 지방, 세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민주당, 600만 표를 되찾오겠다는 약속을 2년뒤에 지킬 수 있을 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시점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떠오르는 것은 차기 대권과 무관하지 않다.

 

경북 영천출신의 김 지사는 4H운동과 야학운동 등 농민운동을 했으며 환경관리기사, 안전관리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8개나 취득하고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그는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통해 부천 소사(15·16·17대)에서 금배지를 달 만큼 진보성향의 지지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고있다. 대선에서 영남지역당이란 이미지를 벗고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 우량주’인 김 지사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를 반증하듯 김 지사의 지지율은 올 초 1~3%대에서 12.1%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는 민선 4기에 이어 경기지사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선출되면서 1천100만 도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외롭고 소외받는 이를 위해 무한돌봄을 실천했으며 경기도내 곳곳을 돌며 직접 택시를 몰았다. 실질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택시기사들의 근무시간과 동일해야 한다는 필자의 조언을 흘려듣지 않는 김 지사는 새벽부터 교대시간 전까지 사납금을 벌기 위해 운전대를 잡으며 도로를 누볐다. 이 같은 행동이 도정의 일환이라 할 지라도 대권을 위한 행보라는 시각에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면 김 지사는 교통의 혁명인 GTX구축을 들고 나왔다. 수도권 규제완화와 외자유치에 몰두하며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고 목청을 높이는 김문수 지사. 그는 지난 8월 ‘GTX 포럼’을 정식발족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지만 당내 박근혜 전 대표라는 산을 넘어야 하고 좌파 운동권 출신인 과거 행적에 대한 보수층의 부정적 인식 타파 및 이념적 의문 등을 명확히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의 10·3 선거 결과는 전국을 총선, 대선 정국으로 치닫게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봄철 따뜻한 바람같은 손학규 전 지사와 가을의 청명한 바람같은 김문수 지사의 양자 대결구도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본다.  김창학 지역사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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