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은 보약, 사과 이야기

사과만큼 우리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과실이 또 있을까? 인류 역사의 창세기에 사과는 이미 아담과 이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선악의 상징으로 등장했으며 1666년 ‘만유인력 법칙’이라는 인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뉴턴의 발견에도 큰 공을 세운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와 아이팟 그리고 아이폰을 개발한 스티븐 잡스가 세운 회사가 바로 ‘애플’로 이 회사의 한 입 베인 사과의 애플 로고는 지식의 습득을 의미한다.

 

이처럼 사과는 식탁에서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과실을 뛰어넘어 과학의 발달과 예술인의 영감을 자극하는 소재가 되면서 인간의 삶 속에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사과는 대표 과실로 인정받았으며 신라시대 처용가에 이미 ‘멋’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먹는 사과는 1892년 영국인 선교사 존슨 씨가 대구시 남산동 사택의 정원과 뒷마당에 사과 묘목을 심은 것이 효시가 되었다.

 

‘하루 한 알의 사과는 의사를 멀리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듯이 사과의 효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먼저 사과는 암과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일 연구팀은 사과에 함유된 펙틴이 대장암, 직장암을 예방하는 장내 지방산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또 사과 주스의 폴리페놀이 발효하는 동안 항암성분이 증가한다고 한다.

 

사과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은 고혈압과 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주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 더불어 사과에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시켜 변비와 복부 비만 예방에도 탁월하다. 흔히 ‘사과가 많이 나는 곳에 미인이 많다’고 한다. 사과에 들어 있는 유기산은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각종 노폐물을 해독시켜줘 사과를 많이 먹으면 기미가 없어지고 피부가 좋아진다.

 

빨강, 노랑 그리고 녹색 사과까지, 색깔만큼이나 사과는 품종이 다양하며 익는 시기도 7월부터 11월까지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다. 단맛 사과, 신맛 사과,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 생과일로, 말랭이로, 잼으로, 주스로, 어느 것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제 오늘부터라도 하루 한 개씩 맛 좋은 보약인 사과를 먹고 건강을 챙겨 보자.  최동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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