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기초는 교육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다. 왜 일까? 모든 생명이 겨울을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듯이 인간의 생체리듬도 만물의 기운을 축적할 요량으로 지식이란 에너지를 차곡차곡 머릿속에 담아두기에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성현들은 책 읽는 즐거움을 아는 것이 배움의 기본이라고 설파했다. 배움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우리는 학교도서관진흥법을 통해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히 책읽기 지도가 아닌 청소년의 인성과 창의적 교육, 자기 주도적 학습, 정보의 활용이라는 수단들로 공교육의 내실화와 지역사회의 평생교육에 큰 기여를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애초의 취지를 십분 살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은 있되 실제 운영의 주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천지역의 사서교사 배치율은 6.7%, 계약직 사서를 포함하더라도 18%에 불과하다. 도서관이 있으니 운용은 해야 하겠기에 일반교사에게 보직을 맡겨 업무분장을 하고 있다. 전문성은 물론 운영상의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는 도서관 운영상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교폭력과 부적응 등의 문제로 상담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갖가지 사유로 학교를 중도 탈락한 학생이 지난 한 해 인천에서만 8천명이라고 한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한 청소년들의 인성을 전문적으로 상담해 줘야 할 상담교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그들의 배치율은 10%에 불과하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예산’이다. 부족한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묘책이란, 결국 일반 교사의 희생으로 귀결된다. 정해진 수업일수를 그대로 떠안은 채 본연의 역할은 물론 행정실무에 보직까지 처리해야하니 이중, 삼중고가 따로 없다. 개개인의 장점을 살려 다양성 교육을 펼치는 핀란드식 교육을 기대하기에는 우리의 처한 현실이 아득하기만 하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모든 국가의 기초는 젊은이의 교육’이라고 말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육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은 우리에게 교육에 대한 올바른 철학과 투자가 절실함을 경고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과 더불어 국가의 기초를 든든히 세워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기다. 이제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재정 특히 지방교육재정 확충에 나서야 한다.

 

강경하 인천경실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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