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사업포기… 세교지구 출토유물들 갈곳 없어 문화재청 소규모 전시관 요청도 LH 난색 표명
오산시가 세교택지개발지구 내에서 수천점에 달하는 유물들이 출토되면서 추진해 오던 향토박물관 건립 계획이 예산 미확보로 좌초됐다.
특히 문화재청이 출토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경기도와 시에 건립을 요청한 유물전시관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예산지원 난색으로 사실상 건립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세교지구 내 유물의 관외 유출이 불가피하게 됐다.
28일 시에 따르면 세교택지구 내에서 환두대도, 철모, 동탁, 곡옥, 석도, 중국청자반구호, 심발형토기 등 7천500여점의 유물이 출토돼 지난 2007년부터 올해 말까지 300여억원을 들여 세교지구 인근 양산·지곶동 일대에 3만3천여㎡ 규모의 향토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는 열악한 재정으로 80억원에 달하는 토지매입비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지난 27일 시의회에 박물관 건립을 포기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문화재청의 건립 요청에도 불구하고 LH 측이 유물전시관 건립이 어렵다는 입장을 구두로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져 세교지구 내 유물들은 시가 보관증만 받고 타 지역 시설에 분산 보관을 의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의회는 규모가 큰 박물관은 차지하더라도 최소한 세교지구 내 유물전시관 건립 만큼은 추진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인혜 시의원은 “세교지구 내에서 출토되는 유물뿐 아니라 가장산업단지 내에서 미이라가 발굴되는 등 오산지역은 역사·교육적으로 매우 탁월한 곳”이라며 “당장 예산이 부족해 박물관은 못 짓더라도 전시관만은 반드시 건립해 지역 내 유물들이 타 지역으로 반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 악화로 LH의 경영이 부실화되고 시 재정까지 큰 어려움에 봉착해 박물관 건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문화재청이 공문까지 발송한 만큼 LH 측에 전시관만이라도 건립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산=정일형기자 ihju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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