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를 패션으로 디자인하자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려한 패션도시들이다. 패션분야 뿐만이 아니라 사회·경제·문화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계 대표도시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수도 서울을 이같은 세계적 패션도시로 성장시켜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패션도시 서울에 걸맞는 우수한 패션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그 대안은 서울과 근접한 경기북부 섬유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경기북부는 이미 한국 섬유산업을 이끌고 있는 섬유중심지이다. 다양한 소재개발과 기술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다. 서울과의 지리적 근접성도 좋아 효과적인 유통망 구축이 용이하고 그동안 상대적인 낙후성으로 개발여지가 많아 물류단지와 생산기지 구축이 손쉬운 환경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국내 패션대기업들의 관심으로 증명되고 있다. 얼마전 LG패션의 봉제유통단지의 양주시 유치가 확정되었고, 패션그룹형지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 원사업체인 휴비스㈜와 ㈜코오롱FM, 면방직업체인 일신방직㈜과 삼일방직㈜ 등의 굵직한 국내 섬유대기업들의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북부의 섬유종합패션단지는 남북화합을 준비하는 통일산업이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국가산업이 될 수 있다. 근자의 남북관계 악화로 분위기가 험악한 상황이지만 역발상으로 관계개선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변 국제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중국의 패션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위안화절상 및 임금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은 주변국인 우리섬유산업에 제 2의 번성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같은 분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자세다. 섬유종합패션단지의 조성은 국가적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 수년전 비용절감을 위해 한국을 떠난 생산공장 및 대단위 봉제공장의 유치와 국내패션기업들을 유인할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산업인프라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촉구하는 바이다.

 

김숙래 한국섬유소재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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