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 비리..서울시 간부 출신으로 확산

건설현장 식당 운영 브로커 유모씨가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서울시 간부들을 상대로도 집중 로비를 펼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건설현장 식당, 속칭 함바집 운영권 비리의 여파가 이른바 'S라인'으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은 이미 브로커 유상봉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사직서를 냈습니다.

여기에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도 유씨를 만났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으로 지난 2003년 유씨를 만났다"면서도 "브로커 냄새가 너무 많이 나 이후엔 상종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유씨가 지역구 행사장에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집요하게 따라붙었다는 겁니다.

당시 서울시 산하 SH공사 사장을 지낸 최영 강원랜드 사장도 유씨의 로비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유씨는 당시 민원인 자격으로 최 사장 집무실을 수시로 드나든 건 물론 최 사장이 강원랜드로 옮긴 뒤에도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 사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지만, 최 사장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SH공사로부터 최 사장 재직 시절 발주한 사업 리스트를 넘겨받아 유씨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외에도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함바집 비리 사건과 관련해 일부 전현직 서울시 고위급 간부들의 이름도 오르 내리고 있습니다.

경찰 수뇌부에 이어 건설 공사가 많은 서울시 간부들을 상대로도 유씨의 집중 로비가 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사건의 파문은 갈수록 커져갈 전망입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