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을 위해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은 ‘바우처’(voucher)에서 비롯됐다. ‘방과후학교 바우처’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무료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수강권이며,‘바우처’가 외국어라는 점을 감안, 우리의 실정에 맞게 새로 도입된 용어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이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제도는 2006 년 도입돼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자유수강권 예산은 해마다 증액됐고, 지원대상도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 자녀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아직도 자유수강권 대상 학생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노력은 물론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부족, 낮은 출석률의 학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부족, 담당교사 업무과중 등 문제점 또한 적지 않다.

 

시행 5년을 맞아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개선 방안을 몇 가지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자유수강권 대상 학생의 특성을 분석, 맞춤형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유수강권 대상 학생 상당수는 학업성취도가 낮고, 학교생활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이 없고,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있어 상담지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에게 무조건 자유수강권을 제공하면 출석률이 저조하고 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둘째,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체험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사전 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어려운 경우 학교간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편성한다.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업매체를 활용하고, 체험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셋째, 자유수강권 참여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자유수강권 참여 학생들은 무료 수강으로 인해 참여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이 부족, 수익자 부담 학생들에 비해 출석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자유수강권 지급을 제한하거나 담임교사와 연계하여 출결을 관리하고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자유수강권 추가 지급, 선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격려한다.

 

넷째, 자유수강권 담당교사의 업무를 경감해 주어야 한다. 자유수강권 제도는 여러 가지 부수 업무를 수반한다. 따라서 방과후학교 전담부서를 두고 부장, 프로그램 담당교사, 코디네이트 등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여야 한다.

 

다섯째, 가정과의 연계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 자유수강권 대상 학생의 학부모들은 생활이 어렵고 맞벌이가 많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학부모와의 밀접한 관계는 학생들의 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정통신문, 전화, SMS 문자서비스, 방과후학교 알림장 등을 통해 학부모와 정보를 교환하여 연계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현상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근원은 교육격차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의 교육격차 즉 교육기회 불평등이 학업성취도 격차를 불러오고, 성년이 된 후에는 소득격차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부모의 소득격차는 다시 자녀의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이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은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배우지 못하는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 자녀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양극화의 근본 원인인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제도이다. 다만, 이제까지 운영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찾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종민 가평교육지원청 교수학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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