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비 상수도 안전관리 힘 모아야

봄을 시샘하는 추위로 몸과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하더니 요 며칠은 예년 기온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겨울 지구촌 날씨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등으로 이상기후와 온난화의 문제를 다룬 영화 ‘투모로우(Tomorrow)’를 연상케 했다. 우리나라도 30년만의 강추위와 100년만의 폭설 등 이상한파로 수도관로 및 계량기 동파사고가 크게 늘어나 때아닌 물난리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겨울철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으면 화장실, 세면, 설거지, 세탁 등 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단수로 인해 난방이 안되어 추운 밤을 보내야 하니 시민들의 체감고통지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K-water에서도 겨울철 동파에 대비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자체 개발해 특허출원을 받은 ‘수도계량기 동파방지팩(pack)’을 동두천, 양주시 등 전국적으로 12만2천여개를 설치하고, 반상회, 전단지 등을 통해 동파방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고 상습 동결관로를 교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지만, 이상한파의 거대한 산을 완전히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해의 2배가 넘는 동파민원으로 지난 1월 중순부터 설연휴도 잊은채 두달여동안 24시간 비상근무를 하며, 시시각각 걸려오는 동파신고전화를 받고 야간, 공휴일에도 복구반을 투입해 민원을 해결하는 정말 춥고 바쁜 겨울나기를 해야했다.

 

물론 빗발치는 눈발에도 현장으로 달려가 동파된 계량기를 교체해 줄 때 연신 고마워하며 따뜻한 음료를 건내는 시민들을 보면서 손과 발은 얼어도 우리들의 열정과 고생이 헛되지 않은 것같아 마음만은 새하얀 눈처럼 포근하고 뿌듯한 보람을 느끼곤 했다.

 

지금의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한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각 가정은 한파에 대비한 계량기 보온 및 수도관 동결방지에 더 많은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

 

이상한파 매년 반복될

가능성 높아

상수도관 깊이 매설 등

영하 5℃이하·장시간 비울땐

수도꼭지 조금씩 틀어놔야…

체계적 물관리로

재해에서 안전한 나라 조성을

 

먼저, 건물을 지을때는 상수도관을 가능한 한 깊이 매설하여 관보온에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해 계량기 보호통을 PVC재질이 아닌 이중벽 폴리엔틸렌관을 사용하고 동결심도 이하의 배관은 보온재 처리를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영하 5℃ 이하의 날씨에 장시간 집을 비울 때에는 수도꼭지를 조금씩 틀어놓는 것이 동파사고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지난 겨울 수도요금이 아까워 물을 틀어놓지 않은 어느 가정집은 3번씩이나 계량기가 동파되어 큰 낭패를 당하는 걸 보았다. 계량기 교체비용이 약4만원정도 하니 1년치 수도요금을 그대로 날리게 되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버린셈이다.

 

동파가 일어나면 단수나 누수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개인가정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이를 복구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까지도 증가하게 되니 말그대로 이중 삼중고이다.

 

이처럼 물은 공기와 함께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이지만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때로는 엄청난 재난을 안겨주기도 한다. 동파를 예방하는 생활속의 작은 지혜부터 기상 인프라 구축 등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물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물로인한 재해에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성영두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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