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 ‘공짜는 양잿물도 마신다’, 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조상님께서 우리에게 주는 따끔한 교훈이라고 믿어도 될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만나는 첫 인사가 “식사하셨습니까?”, “진지 잡수셨습니까?”라는 인사를 나눌 정도로 식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부의 시작이었다.
인생사의 가장 큰 비극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배고픈 설움이다.
양반도 3일을 굶으면 양심에 가책을 느낄지라도 생존을 위해 도둑질을 일삼는다고 한다. 가난도 배고픔 속에는 양심도 체면도 없는 사회적 먹이동물로 변하는 것이다.
지난 1945년 8월15일 일제로부터 해방의 기쁨을 맞이한 우리. 그러나 가난의 상속은 일부 지주계급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이돼 국민은 헐벗은 가난으로 하루 두 끼니 씩만 먹어도 잘 사는 가정이라 부러워했다.
당시 미국의 원조 없이 나라 살림을 꾸려 갈 수 없었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사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
당시 정부의 예산 편성 심의 연도는 연말이 아니라 이듬해인 1946년 6월1일이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미국의 예산 편성이 끝낙 원조 액수가 정해진 후 우리 정부의 예산을 편성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지난 2009년도 8월 외환 보유액 2천500억 달러, 세계 13위 반도체 생산, 세계 1위 선박 건조, 세계 5위 자동차 생산…. 이 같은 기적은 과연 누가 이룬 것일까? 이는 1960~80년대에 배고픈 보릿고개 속에서도 가난의 허리를 부여잡고 후진양성을 위해 미래의 희망을 갖고, 교육에 매진한 교육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요즘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복지 등 참 좋은 말이 오르내린다. 정말 좋은 말이고 또 그렇게 되길 이 땅에서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는 달콤한 모두의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복지 만능이 복지의 전부는 아니다. 선별적 복지에 우선 순위가 차선책이라 믿는다.
지난 1948년부터 보편주의적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던 영국도 선택적 복지로 복지병이란 신조어가 유행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고난의 인고속에 GDP 2만 불 시대에 곳간의 재원으로 1등 대학민국을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그런데 가난을 겨우 면한 상황에서 밥 타령이나 하는 지도자님들은 중산층은 점점 없어지고 양극화 속에 복지혜택 대상자를 선별해야한다. 당연히 최하위층 및 차상위 가정의 자녀에겐 점심뿐 아니라 저녁까지 혜택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의무교육이라고 잘 사는 가정의 자녀까지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정책 이면에는 어떤 의도가 분명히 숨어있을 거란 생각에 영 개운치가 않다.
오늘날 유럽의 스페인은 18, 19세기 해적의 나라로 선조들이 여러 나라의 식민지에서 벌어들인 약탈물들로 부강한 나라가 된 후 흥청망청 카니발 축제만 벌이다가 망해가고 있다.
공짜를 좋아하는 민족은 망한다. 그래서 양잿물을 먹으면 죽는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할 것이 아니라 함께 기뻐하면서 잔칫상을 베푸는 너그러운 국민이 되자. GDP 3만불 고지를 향해 여·야 정치인은 편가르기를 떠나 쑥덕공론만 펼치는 말뿐인 복지는 버려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큰 틀에 타협으로 세계 1위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건설하자. 교육이 잘돼야 나라도 국민도 화합이 잘 된다. 조국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빛과 소금의 국민이 돼야 하지 않겠나.
김재석 대한민국 재향국민회 수원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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