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시냇가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여내려

 

마을을 환하게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거기는 어딘가? 언젠가, 우리 먼발치서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을 사이였을 때, (그때 너와 나 반은 웃고 있었던가) 그때, 그 사이에서 태어난 우리들의 돌멩이 같은 아기가 꽃처럼 피어 아득히 올라간 곳, 가끔 사랑이 지극에 이르러 툭툭 떨어진 꽃 붉은 소식들이 시냇물을 따라 흘러 내려오는 곳, 아직 우리가 한 번도 올라가 보지 못한 곳. 사랑의 유토피아! 어딘가? 거기는…. 그때 그런, 가슴앓이로 불 꺼진 캄캄한 창들이 얼마나 두근거렸던가.  <이덕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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