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물 정비

옥외광고물은 거리의 이미지를 넘어 도시나 국가 전체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에서 조차 옥외광고물 정비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보다는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턱대고 현재의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시각에서 출발하기보다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근본적인 원인과 그 내면에 잠재해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부분을 이해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전에 왜 사람들이 그렇게 간판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육교나 가로등, 버스정류장 등과 같은 대부분의 공공디자인 요소가 지자체가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적 개념의 요소인데 반해 옥외광고물은 소유권이 일반 시민에 있으므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도적인 부분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옥외광고물이 정리된 거리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무분별하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이므로 결코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선진국과 비교하여 현재 우리나라 거리의 모습이 비록 산만하고 정리되어 있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단언하기에는 부적절한 점이 있다.

 

우리들이 흔히 아름다운 간판들로 제시하는 외국의 간판들은 대부분 보행자 중심의 거리에 설치된 사례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자동차 중심의 사회로서 간판을 인지하는 거리나 방법이 보행자 중심의 사회와는 전혀 다른 도로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옥외광고물의 정비방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옥외광고물 개선을 위한 정책은 법·제도를 앞세운 일방적인 접근보다는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객관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민규  경기도 디자인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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