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국회의원도 집단 삭발… 1만여명 이전 촉구 궐기대회
공군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며 현직 국회의원과 군수를 비롯 시의원 등 25명이 집단 삭발하는 등 여주군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여주공군사격장 이전촉구 및 확장저지투쟁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부터 여주군 대신면 당산리 남한강 둔치에서 전체 군민의 10%에 이르는 1만여명(경찰 추산 6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군사격장 이전 촉구 및 확장 철회 요구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군민들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공군 여주사격장(백석리섬) 바로 옆 남한강 둔치의 사격장 주변에서 개최했으며 이곳은 4대강 사업인 둔치와 둑을 정비하는 공사가 막바지 진행 중이다.
이날 투쟁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맥을 끊고 여주 발전을 가로막는 사격장 안전구역 확장 계획은 물론 공군사격장을 이전하라”고 주장했다.
또 집회 도중 김춘석 여주군수와 이범관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주군의원과 사회단체장 25명이 모두 단상에서 삭발하기도 했다.
김 군수는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으로 울분을 참지 못해 이 자리에 섰다”고 역설했으며 이 의원은 “군민의 권리를 되찾고자 나왔다. 국방부는 엎드려 사죄하라”고 말한 뒤 구호삼창을 외쳤다.
또 상복 차림의 주민들은 상여에다 전투기 모형을 싣고 와 화형식을 거행하며 이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국방부가 백석리섬 일원 115만㎡에 기존에 설정된 사격장 안전구역을 주변 6개리 848만㎡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달 9일 여주군에 토지보상 수탁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편입대상 지역이 한강살리기 4공구 사업으로 수변공원을 비롯한 관광배후지로 정비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있는 시점이어서 주민들을 더욱 자극했다.
한편 국방부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안전구역 확대 계획을 철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참가자들은 근본적인 이전에 관한 확답을 받기 전에는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현장속으로 여주 공군 사격장 이전 촉구 집회
“54년간 고통… 참을 만큼 참았다”
오폭으로 주민 숨지고 교실 파손에 가축 폐사
“지역 발전 발목·짓밟힌 군민들 삶 보상해야”
“수십 년 동안 고통받았다. 이젠 사격장을 이전하라.”
28일 오후 2시40분께 여주군민들의 분노에 찬 함성이 대신면 남한강 둔치를 뒤덮었다.
‘여주공군사격장이전촉구 및 확장저지투쟁위원회’ 주관으로 여주 남한강변에서 열린 여주 공군사격장 이전 촉구 및 확장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김춘석 여주군수와 이범관 국회의원 등 군민 1만여명이 참가, 격분을 토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4대강 사업의 맥을 끊고 여주 발전을 가로막는 사격장 안전구역 확장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54년간 군민의 삶을 무참히 짓밟아온 공군사격장을 즉각 이전하라”며 “그동안 오폭과 소음으로 고통받은 여주군민에게 백번 사죄하고 피해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여주사격장 주변에서 오폭으로 1981년에 이어 1989년, 1990년 3명이 사망했고 초등학교 교실 창문과 민가 대문이 파손됐으며 가축이 폐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사격장 즉시 이전”, “여주군민 다 죽었다”라고 적힌 종이 모자와 어깨띠를 착용했으며 연신 “사격장 이전”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 김춘석 여주군수, 이범관 국회의원 을 포함해 여주군의원과 사회단체장 25명이 단상에서 삭발했으며 상복 차림의 주민들은 상여에다 전투기 모형을 싣고 와 화형식을 했다.
집회장소 진입로 남한강 둑에는 ‘사생결단’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50×20m)과 애드벌룬이 내걸렸다.
이날 여주군민(10만9천여명)의 10% 가까이 집회에 나오면서 오후 1시부터 여주사격장이 위치한 남한강 둔치의 집회 장소로 연결되는 5m 폭의 마을 진입로에는 대형 관광버스와 승합차, 승용차, 화물차 등 수백대의 차량이 갑자기 몰리면서 행사장 진입로와 연결되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한편, 지난 1957년 조성된 공군 여주사격장은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관리하고 있으며 주 5일, 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야간 오후 10시까지 훈련시간으로 설정돼 있다.
여주군은 5개면 26개 리 4천200여 가구 1만 1천여 명이 소음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난 1991년부터 사격장 이전을 요구해왔으며 주민 6명은 국가를 상대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내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사격장 인근 주민 50명 중에 12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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