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Metro] 문화 그리고 예술이 흐른다
총 30km 대자연 속 숨겨진 청동기시대~근ㆍ현대사 거대한 파노라마
‘이야기 따라 다섯 여행길을 걷다 보면 하루 만에도 오산시의 역사와 환경, 문화를 한 번에 알 수 있다.’
전국 9만 5천894.03k㎡의 0.04%에 불과한 42.76k㎡의 작은 도시 오산.
화성, 평택, 안성시 등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은 도농복합도시에 휩싸여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도시이지만 인구 19만 명을 바라보는 절대 만만치 않은 유서깊은 도시로 걷다 보면 솔솔 치 않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다.
오산은 이 같은 도시의 특색을 살려 단 하루 만에 모든 문화·역사 유적 등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는 도보여행(트레킹) 코스를 개발, 애호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9년도 개발된 이 트레킹 코스는 시 전체를 아우르는 총 30km에 달한다.
▲탁 트인 강이 있는 길 ▲역사흔적을 찾아가는 길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 ▲영웅을 만나러 가는 길 ▲하늘을 따라 걷는 길 등 다섯 길은 시민들과 트레킹 애호가들에게 보고 느끼며 얻는 여행길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다섯 길에는 청동기 시대부터 근ㆍ현대 시대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 유적은 물론이고 생태하천과 때묻지 않은 도심 속 자연환경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트레킹 애호가들은 이곳에서 도시 속 자연과 역사를 모두 체험하게 된다.
트레킹 코스의 시발점인 ‘탁 트인 강이 있는 길(오산천 코스)’은 8.88km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국가하천인 오산천 4.19㎞는 전국 최초로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곳으로 시를 관통하며 오산의 젖줄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단지 걷는 것뿐만 아니라 하천변에 마련된 자전거,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거리를 찾을 수 있고 시민들의 쉼터 역할까지 담당, 만남의 장소로도 적격이다.
특히 오산천의 멋진 야경과 계절마다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전경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생동감까지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코스인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길(동부코스)’은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오산천 상류에서 시작해 금오산과 필봉산을 지나 외삼미동 지석묘~UN군 초전비~문헌서원~금암동 지석묘~물향기수목원~궐리사로 이어지는 역사 탐방코스다.
청동기 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로 오산 세교신도시 개발로 현재 12km 중 4.23㎞(오산천 상류→필봉산→외삼미동 지석묘)구간만 설치돼 있다.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북부코스)’이 세번째 코스다.
오산천 중류에서 출발해 공자의 가르침을 배워 유학을 계승 발전시킨 궐리사를 접할 수 있다.
권리사는 조선시대 사묘로 본래 조선 중종 때 문신이자 공자의 64대손인 공서린(孔瑞麟)이 서재를 세우고 후학을 가르치던 곳으로 전국에서는 두 곳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곳을 지나면 국내 최대 자생식물원인 물향기 수목원을 들을 수 있다.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트레킹에 나섰다면 이곳에 잠시 입장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국내 토종의 자생식물들을 살펴보고 도심 속에서 삼림욕의 상쾌함도 누려볼 만하다.
물향기수목원을 나서면 초기 백제 때 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독산성으로 이어진다.
5.86㎞에 걸쳐 2시간이 소요되는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야말로 책에서 얻을 수도 만날 수도 없었던 삶의 지혜를 자연과 현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네 번째 코스 ‘영웅을 만나러 가는 길(독산코스)’.
역사 속의 영웅이 살아 숨 쉬는 코스로 한신대학교에서 시작해 독산성(禿山城)을 중심으로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진을 치고 왜적을 물리쳤던 곳으로 유명하다. 왜군과 대치하던 권율 장군이 산에 물이 풍부한 것처럼 보이고자 쌀을 말에 끼얹어 목욕시키는 시늉을 해 왜적을 물리쳤다는 일화가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이로 인해 독산성의 서장대는 세마대(洗馬臺)라고 불리고 있다.
비록 4.98km에 걸쳐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짧은 코스지만 역사의 배경으로 인해 개방 이후 매일 1천여 명이 등산로로 활용하고 있다.
인근에는 전망대와 휴식공간·숲 속 교실·피크닉장·수목관찰로 등도 잘 갖춰져 있다.
마지막 코스인 ‘하늘을 따라 걷는 길(남부코스)‘은 오산천 상류 은계대교에서 시작해 부산동 대기업 타운과 마등산을 지나 원당약수터에 이르는 하늘과 땅이 연결된 길이다.
이 길은 솔향기가 특히 매력적이다.
전체길이 3.25km로 소요시간이 1시간 30분에 불과한 가장 짧은 코스지만 걷다 보면 코를 타고 전신에 흐르는 솔향기 때문에 오산시민들은 도심 속의 여행길로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길이다.
다섯 갈래 도보여행길 개발에 참여했던 박영춘 씨는 ”오산시 전체를 하루에 돌아볼 수 있는 다섯갈래 트레킹 코스는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와 문화를 알고 걸으면 더욱 흥미롭다.”라며 “시민들과 도보여행 애호가들로부터 더욱 큰 호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 보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산시는 ’이야기 따라 걷는 오산의 다섯 여행길 ‘이란 제목으로 안내책자도 발간해 도보여행자들이 트레킹하는데 있어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오산=정일형기자 ihju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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