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이주민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낯선 한국 정착 돕는 ‘든든한 친구’

[Now Metro] 다문화시대를 연다

‘오산에 뿌리를 둔 이름을 얻고, 오산에서 직업도 갖고, 오산 시민으로 살아가지요.’ 베트남에서 이주해 와 한국의 새이름 김민지씨(29·여) 그녀의 본관은 오산이다. 그녀는 현재 통역사로, 가정주부로, 오산의 한 시민으로 당당하게 한국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녀가 이렇게 오산에 정착하게 된 것은 운영법인 행복한이주민센터(상임대표 석정호 스님)과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병희)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늘어나기 시작한 다문화가족들이 이제 미래의 한국 문화를 새롭게 써 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 다문화가족 1천여명

오산에 행복한이주민센터가 개소한 것은 지난 2007년 6월.

 

이주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그리고 이주민 자녀가 국경과 종교, 그리고 인종을 넘어서 한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민간단체로 출범했다.

 

그 사이 오산지역의 다문화가족은 1천9명으로 불과 4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행복한이주민센터는 이들을 위해 처음에는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한 한국어 교실과 사계절 나들이 프로그램 등 단순한 사업만을 전개했다.

 

그래도 그들은 즐거워 했다.

 

열악한 환경, 말 그대로 한국인들이 피하는 3D업종의 곳곳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도 못한 채, 거리를 지나면서도 피부색이 달라 시선 조차도 받지 못했던 그들에게 한국어 및 한국문화 체험 교실 등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함께 호흡하며 한국사회를 인식하는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이런 노력 끝에 오산지역의 다문화 가족들은 어눌한 말이지만 서로의 말을 섞어 가며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 다녀도 이제 더 이상 별 다른 시선을 받지 않는다.

 

또한 거리에서 자녀를 태우고 자전거를 유유히 타며 지가는 이주여성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선 대상도 아니다.

 

NGO기관을 통해서 지자체와 기관과 연계해 이룬 커다란 성과인 것이다.

 

이렇게 다문화 가족이 증가하고 지원하고 공급해야할 수요욕구가 커지면서 행복한이주민센터는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을 정부에 신청 승인을 얻었다.

 

이후 행복한이주민센터와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사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산에 본관을 둔 성과 이름 선물

오산에 살며 오산에 본관을 둔 이름을 갖고 있는 다문화 가족은 현재 26명에 달한다.

 

이들은 비록 외형적으로는 외국인이지만 오산을 본관으로 쓰는 시조다.

 

그동안 어느 성(性)도 오산을 본관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준 곳이 바로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다.

 

센터의 활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시에서 제공한 이주민을 위한 기초생활 요리교실 사업을 수행하면서 이민자들에게 따뜻한 고국 어머니 품에서 나오는 친정집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고 한국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아산사회복지재단 공모에 지원할 수 있는 동력과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들 다문화 가족들은 아산사회복지재단 공모에서 2년차 연속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으며 이중 2명은 한국 사람들도 어렵다는 한식조리사 필기 시험에 합격, 현재 실기시험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주근로자들의 귀환을 위해 운영했던 컴퓨터 교실은 본국에서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며, 다문화 가족간, 국내인과 다문화가족간의 통·번역사 및 학생자원봉사 활동은 다문화 가족들에게  1대 1 맞춤교육의 모델을 창출하는가 하면 온누리 학생자원봉사단 창립의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오산시자원봉사센터에서 매년마다 수행하는 다문화가족 사계절 나들이 프로그램은 이민자들에게 한국 문화를 몸속 깊이 인식시키고 있다.

당당한 시민으로 공동체 의식 심어

행복한이주민센터와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체험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뿔뿔히 흩어 졌던 이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한국 사람으로 거듭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해,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세계적인 긴장감이 고조될 때에는 다문화가족들로부터 큰 걱정과 위로를 받기도 했으며, 이를 계기로 서울 용산의 전쟁박물 기념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비록 하루 코스의 서울 나들이였지만 이주근로자에 의한 사업계획을 새롭게 하게 되었고, 이들에게 한반도의 안보를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이 때부터 오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물밀듯이 다가 오는 정보와 처리 능력, 그리고 지역 내 허브 기관으로 위상을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부터 지원 대상자가 이주근로자, 유학생, 북한이탈주민 가족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유관기관과 유기적 기능을 소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생활을 통한 미래를 제시함고 동시에 스스로 일어서고, 기반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가족을 책임질 주인으로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오산=정일형기자 ihjung@ekgib.com

 

 

이병희 오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수혜자가 아닌 동반자로 희망·미래를 이야기 한다

 

“다문화 가족들이 해맑은 아침마다 한국 사회에서 자기 입맛에 따라 맛깔나는 샐러드를 먹을 날을 기대한다.”

 

이병희 오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오늘도 다문화 가족들의 한국생활 정착을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다문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느끼는 것은 책임감”이라며 “그러나 다문화 사업의 수혜자도 역시 이제는 단지 받는다는 생각보다도 책임을 지고 함께 고민하며,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다는 의식으로 한국민들과 함께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서로 부족하지만, 부족함을 채우면서 다문화 가족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고, 한국사회에서의 미래를 찾아가는 것은 공동의 노력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문화 가족이 스스로 일어서고, 그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은 이 사회이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가족을 책임지는 주인은 바로 그 구성원(다문화 가족)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오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양한 기관과 MOU를 체결,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허브의 역할을 다해나갈 방침이다.

 

이제 다문화 가족들이 ‘빨리빨리라는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라고 분석하는 이 소장은 “이들의 성장을 도운 것은 한국만의 특유한 공동체 의식”이라며 “NGO단체라는 특성을 살리면서 이 같은 일을 수행할 수있도록 도와준 오산시나 오산자원봉사센터 등에게 고맙다”며 말을 맺었다.

 

오산=정일형기자 ihju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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