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멘토를 찾아라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우리는 예부터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 속에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위인전을 많이 읽고 본받으라는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버르장머리 없는 못된 짓 하면 회초리를 맞아가면서 인간으로 성숙되어 간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살아있는 동안 군사부를 비롯한 많은 어른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들의 삶의 지렛대가 제대로 평정을 유지해 왔겠는가. 지나온 삶을 회고해보면 많은 어른들이 인생 멘토로서 우리의 등불이 되어 왔음을 깨닫게 된다.

 

헌데 요즈음 어른들의 존재가 무색해지고 있는 세태가 개탄스럽다. 대통령이 인터넷 등에서 희화화(戱畵化)되고 있고, 스승은 학생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아버지가 주대상인 노인의 자살률은 세계 제1위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어른들이 짚어줘야 함에도 선뜻 나서기를 주저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 멘토들이 자기관리 문제로 집중타를 얻어 맞는 모습을 지켜볼 때 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정보가 사정없이 공개되는 열린 사회에서 끝까지 티끌 하나 없는 어른으로 남아 후세들에게 본이 되기란 성자가 아닌 한 매우 곤란한 것 같다. 인간으로서 어찌 작은 허물이 없을 수 있겠는가. 사회제도가 진화하면서 사람에 대한 검증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각급 청문회장에서 한 사람의 인격을 벌거벗기려는 치기(稚氣)를 본다.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한 인간의 신상이 까발려지는 상황에서는 오싹 소름이 돋는다.

 

마음속에 담긴 멘토들이 하나 하나 허상으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멘토를 찾아보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후세들의 부끄럼 없는 멘토가 되고자 다짐도 해본다. 성철 스님, 한경직 목사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종교와 상관 없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세분의 큰 어른들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공통적인 가르침은 청빈과 자기절제였다. 혼탁한 세파 속에서도 이처럼 크신 어른들이 있었기에 이 사회는 자정력(自淨力)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내서 이 어른들의 일대기를 다시 한번 읽어 보련다.

 

박상선 경기도새마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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